中 봉쇄반대 시위에 등장한 '프리드만 방정식'…칭화대생들은 왜?

당국 탄압 피하기 위해 백지 들고 무언의 항의 표출 

칭화대 학생들 '프리'와 발음 비슷한 '프리드먼 방정식' 쓰기도

 

'백지혁명', 지난 주말 중국 베이징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벌어진 반(反) 제로코로나 정책 시위를 표현하는 말이다. 

지난 27일 시진핑 주석의 모교인 베이징에 있는 칭화대에도 수백 명의 학생이 모여 국가와 국제사회와 사회주의를 대표하는 인터내셔널가를 부르는 등 반 코로나 시위에 합류했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칭화대 학생들은 시위에서 수학 기호가 쓰인 백지를 들었다. 종이에 적힌 건 구소련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알렉산드르 프리드만이 우주팽창의 원리를 설명하는 '프리드만 방정식'(friedmann equations)이었다. 

NYT는 학생들이 프리드만 방정식을 백지에 쓴 것은 프리드만의 발음이 자유인(freeman)과 유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인터넷상에서는 당국의 검열을 피하기 위한 꼼수도 등장하고 있다. 부정적인 메시지를 낼 경우 삭제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어로 '네' '좋아요' '맞아요' 등 긍정적인 메시지로 도배해 항의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에서 이런 미묘한 방식의 시위가 등장한 것은 당국의 탄압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이번 시위에서 '시진핑 퇴진'이라는 초강경 구호까지 등장했지만 정부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의 용납하지 않는 중국에서 이런 위험을 감수하기에는 너무 부담이 크기 때문에 우회적 방식의 시위가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시위의 대표 주자가 바로 백지다. 트위터에는 양손으로 백지를 든 것에 대해 백지는 많은 의미가 있다며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못한 백지와 같은 두 손을 의미한다고 했다. 

또 흰색은 중국에서 상복을 뜻한다. 시위 참석자들 일부가 흰색의 입는 것 역시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지난 27일 베이징 량마차오에서 벌어진 시위에 참석한 29세의 영화 제작자인 헤이즐 리우는 글 없는 종이 시위에 대해 "우리는 말이 없지만 우리는 또한 강하다"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런 검열과 통제에 저항한다는 의미로 아무런 구호를 적지 않은 종이를 들고 거리에 나서는 '백지 시위'는 2020년 홍콩 내 국가보안법 반대 시위 때도 등장했다. 

이번에는 지난 26일 저녁 상하이 시위에서 백지가 등장했다. 당시만 해도 코로나19 봉쇄로 화재 진압이 늦어져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피해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점점 시위가 커지면서 많은 이들이 백지를 들고 코로나19 규제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확산했다. 

샤오창 버클리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사람들은 공통된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며 "그들은 그들이 표현하고 싶은 것을 알고 있고, 당국도 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아무말 할 필요가 없다. 백지를 들고 있으면 모두가 무슨 말인지 안다"고 했다. 

NYT는 중국에서 새로운 시위 물결이 일어나는 동안 트위터에서는 백지혁명을 뜻하는 'A4Revolution'이라는 해시태그가 유행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도 시위를 지지한다는 의미로 프로필을 백지로 바꾸기도 했다. 

트위터에서는 우루무치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도 등장했다. 지난 27일 상하이에 촬영된 사진에는 남성 3명이 시위 장소인 '우루무치 중루(中路) 도로 표지판을 들고 가는 모습이 찍혔다. 하지만 이 사진은 곧 삭제됐고 도로표지판 자체가 밈이 돼 영국 밴드 비틀스의 '애비로드'(Abbey Road) 등에 합성되면서 인터넷에 유포되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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