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좋은 시-이동하] 낙엽을 밟으며

이동하(서북미문인협회 회원)

 

낙엽을 밟으며


단풍

가을 꽃잎 되려

바람에게 속삭인다


낙엽 되어

산책길에 쌓이고 싶으니

함께 가자고


밟혀 깨지는 아픔이

누군가에 기쁨 된다면

알몸 된 나무에 미안하지 않아


푸른 잎 그리워

새봄 기다리면

단풍 그리며 새 낙엽 또 밟고 싶어지겠지.


<해설>

사람이나 자연이나 존재의 가치는 이기적 욕망의 충족에서가 아닌 이타적 사랑에서 체득된다. 

이 작품에서 시인은 바로 단풍 잎의 이타적 사랑에서 그 존재 가치를 확인한다. 주목되는 점은 시인은 “밟혀 깨지는 아픔이/누군가에 기쁨 준다면”이란 단풍잎의 심지를 전달하여 자연 사물의 희생적 사랑을 높은 철학적 위의로 승화시킨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남에게 기쁨과 “푸른 잎” “새봄”을 제공하는 낙엽의 희생을 통해 살신성인의 진리를 독자들에게 전달하여 숭고한 문학정신을 담지하고 있어 높게 평가된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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