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회장 “카타르 인권 비판하는 서방 ‘위선적’”

지아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서방이 카타르의 인권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위선적'”이라며 2022년 월드컵 주최국인 카타르의 편을 들고 나섰다.

인판티노는 19일(현지시간)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유럽이 아프리카 흑인 노예 등에 자행한 인권유린을 생각하면 서방이 카타르의 인권상황을 문제 삼는 것은 위선적”이라고 말했다.

이는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카타르의 이주 노동자들의 죽음과 성소수자 처우 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서방의 언론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서방 언론은 그동안 월드컵 경기장 및 부속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카타르에 온 이주 노동자들 수천 명이 사망하는 등 노동자 인권 문제와 성소수자 차별 등을 이유로 월드컵의 카타르 개최에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인판티노는 이에 대해 서구가 그동안 아프리카 등 제 3세계에 저지른 인권유린을 생각하면 서구 언론의 이 같은 태도가 위선적이라고 지적한 것.

그는 특히 “유럽 국가들이 카타르의 이주 노동자 문제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자국의 역사에서 제3세계에 저지른 행위에 대해 먼저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인도, 파키스탄, 네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에서 온 이주 노동자 중 약 6500명이 카타르가 월드컵 유치에 성공한 이후 카타르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카타르에 있는 여러 국가 대사관에서 제공한 수치를 기반으로 이같은 데이터를 산출했다고 밝혔다.

카타르 정부는 그러나 기록된 모든 사망자가 월드컵 관련 프로젝트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총계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타르 정부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월드컵 경기장 건설 현장 노동자 중 37명이 사망했으며, 그중 3명만이 경기장 건설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제노동기구(ILO)는 이 수치가 과소평가됐다고 밝혔다.

인판티노는 이같은 시비가 일자 작심하고 개최국 카타르 편에 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유럽이 정말로 제3세계 사람들의 인권에 관심이 있다면 카타르가 그랬던 것처럼 많은 노동자들이 일하기 위해 유럽으로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유럽도 제3세계인에 꿈과 희망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유럽인이지만 우리가 전 세계에서 3000년 동안 해온 일에 대해 앞으로 3000년 동안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카타르는 준비가 돼 있다"며 "역대 최고의 월드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인판티노는 스위스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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