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우디 왕세자 면책특권 인정하자 WP "살인면허 부여한 것"

"바이든, 미국 가치 못 지키고 있어"

 

"세상에서 가장 악독한 인권 침해자에게 살인 면허를 부여했다"

미국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 소송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면책특권을 인정하자 이 같은 비판이 제기됐다.

카슈끄지가 생전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던 언론사 워싱턴포스트(WP)의 프레드 라이언 최고경영자(CEO)는 1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이언은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해 "세계에서 가장 악독한 인권 침해자에게 살인 면허를 부여했다"며 "합법적인 정부 수장은 사소한 법률 소송으로부터 보호받는 게 맞지만, 왕세자를 총리로 만든 사우디의 결정은 법을 조작하고 그를 책임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계산된 노력"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 정부의 속임수에 동조함으로써 언론의 자유와 평등의 기본 원칙에 등을 돌리고 있다면서 "미국인들은, 그리고 사우디 왕세자 때문에 잘못된 모든 사람들은 더 나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슈끄지는 미국 버지니아주에 거주하며 WP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던 사우디 출신 언론인으로, 사우디 왕실을 비판했다. 그는 2018년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피살됐고, 이후 미국 정보기관들은 빈 살만 왕세자가 살해를 지시했다고 결론지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의혹을 부인했다.

카슈끄지의 약혼녀였던 하티제 젠기즈는 2020년 빈 살만 왕세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관련 소송을 위해 법원에 제출한 문건에서 피고인 빈 살만이 외국 정부의 현직 수반으로서, 국가 원수에게 부여되는 면책 특권이 적용된다는 것이 행정부의 판단"이라며 "국가 원수 면책 특권의 원칙은 국제관습법으로 잘 확립돼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젠기즈는 트위터를 통해 "자말이 오늘 다시 죽었다"며 "미국에 정의의 빛이 일말이라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결국 돈이 먼저였다"고 반발했다.

바이든 대통령 2020년 대선 캠페인 당시 이 사건의 배후인 사우디를 국제 왕따로 만들겠다고 공언했고, 이로 인해 미국과 사우디 사이에 외교 갈등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위기 도래하고 유가가 상승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직접 사우디를 방문해 빈 살만 왕세자와 대면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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