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마약 소지' 美농구스타, 나발니와 같은 교도소 복역 중

비위생적 환경 등 악명 높은 교도소로 꼽혀

징역 9년형…美, 러와 '죄수 교환' 협상 추진 중

 

러시아에서 마약 소지 혐의로 징역 9년 형을 선고받은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선수 브리트리 그라이너(31)가 현재 모스크바에서 약 100km 떨어진 파크로프시의 제2교도소(IK-2)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그라이너의 변호인단은 그가 지난 2월 구금 이후 지금까지 억류돼 있던 모스크바 북쪽 이크샤 지역 구치소에서 IK-2 교도소로 이감돼 이곳에서 4일부터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곳은 '푸틴의 정적'이자 러시아의 반정부 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가 수감하고 있는 곳으로, 러시아에서 악명 높은 4대 교도소 중 한 곳으로 꼽힌다. 

IK-2 교도소 수감자들은 의료 지원을 거의 받을 수 없으며, 매우 가혹하고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상태로 재판받던 그가 구치소에서 어떤 교도소로 이감됐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가, 이날 IK-2교도소에서 수감 중인 사실이 변호인단을 통해 확인된 것이다.

변호인단은 "현재 IK-2 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번주 초 그와 접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라이너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강한 모습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라이너는 올해 2월 모스크바 공항 입국 도중 소량의 대마 오일을 소지한 혐의로 구속된 뒤 지난 8월 1심에서 징역 9년형을 선고 받았다. 이후 그는 항소심에서도 기존 형량을 유지했다. 

그라이너는 재판에서 짐 속에 대마 오일이 든 통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했지만, 비행기를 타기 위해 서두르는 과정에서 부주의하게 포장했을 뿐 범죄 의도는 없었다고 증언했다. 

그의 변호인단도 만성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대마를 처방받았다는 진술서를 제출했다.

미국 측은 현재 간첩 혐의로 러시아에서 16년 형을 살고 있는 미국 해병대원 출신 폴 웰란과 함께 그라이너의 석방을 위해 러시아와 '죄수 교환' 협상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양국의 긴장 관계가 높아진 만큼, 협상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그라이너의 위치에 대한 보고를 받았으며, 그의 변호인단과 자주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일 중간선거 이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그라이너 문제와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죄수 교환 문제를 더 진지하게 대화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의 의도는 그라이너를 집으로 데려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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