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스타벅스 직원 2000명 파업…"본사의 反노조 행태 규탄"

'무노조 경영' 고수해온 애플·아마존서도 첫 노조 결성

 

미국 스타벅스 직원들이 본사의 '반노조' 행태에 반발해 17일(현지시간) 대규모 파업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에 따르면 112개 스타벅스 매장에서 2000명 이상의 직원이 이날 하루 파업에 들어갔다.

스타벅스 근로자 연합은 성명을 통해 "스타벅스의 노조 와해 전술과 교섭 거부에 대한 대응으로 파업에 나섰다"며 "스타벅스가 공정한 계약을 위해 성실하게 협상하지 않으면 이런 일(대규모 파업)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 대변인은 "소수의 미국 직영 매장에서 노조 시위가 예정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합법적인 시위 활동에 참여할 권리를 존중한다. 스타벅스는 노조가 교섭 테이블에서 대표들을 만나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후 북미의 1만여 개 스타벅스 점포 중 264곳은 노조 결성을 위한 투표를 마쳤거나 가까운 시일 내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중 8곳은 노조 설립이 인가됐다. 

앞서 뉴욕주 버펄로의 한 스타벅스 매장은 지난해 12월 가장 먼저 노조 결성을 위한 투표를 끝냈다. 27명의 직원 중 19명이 찬성표를 던지며 '무노조 경영'을 이어오던 스타벅스 창사 이래 첫 노조가 결성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노조 측에서는 1년 전에 투표한 매장에서도 아직 노조 설립을 위한 계약이 진행되지 않았다며, 회사가 노조와의 협약에 대한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6년 동안 캘리포니아주(州) 레이크우드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에서 일한 타일러 킬링(26)은 "우리가 놀고 있지 않다는 것을 회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그들은 교섭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CNN에 전했다.

버펄로 매장의 노조 조직자인 미셸 아이젠은 "파업을 결정하기 전에 많은 두려움이 있었다. 스타벅스는 전국적으로 노조 간부들에게 보복해왔다"며 "그러나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200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오늘 파업에 동참했고, 서로를 위해 일어섰다"고 말했다.

이날은 스타벅스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진행하는 '레드 컵 데이(Red Cup Day)'이기도 하다. 이날 매장에서는 특정 구매에 대해 재사용이 가능한 컵을 나눠주는데, 파업에 돌입한 직원들은 스타벅스의 컵 대신 노조를 상징하는 로고가 붙은 컵을 손님들에게 나눠줬다.

킬링은 "레드 컵 데이는 스타벅스에서 중요한 날이고, 손님들은 이날에 열광한다"며 "이렇게 손님이 많은 날 파업을 하는 것은 반노조 활동에 주의를 환기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 외에도 미국 주요 기업들 사이에서는 노조 결성 바람이 불고 있다. 무노조 경영을 고수해온 아마존과 애플에서도 노조가 처음 탄생했다. 지난 6월 메릴랜드주의 애플스토어 매장은 미국 내 270여 개 매장 중 처음으로 노조를 결성했고, 아마존의 뉴욕 스태튼 아일랜드 JKF8 공장에서도 노조 설립 투표가 가결돼 아마존 첫 노조인 '아마존 노동조합(ALU)'이 만들어졌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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