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in포커스] "디샌티스가 미래다" 美보수계 일성에 트럼프 뿔났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20%P 표차 '재선' 승리

머독 지배 보수언론 일제히 '디샌티스 찬양'…"공화당 새로운 당수"

 

미국 중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화나게 만든 인물이 있다. 재선에 성공한 론 디샌티스(44) 플로리다 주지사다. 2016년 대선 도전에 실패했던 그가 차기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치고 공화당을 대표하는 새로운 얼굴로 부상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스윙보터'로 분류된 플로리다는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에 상원·하원·주지사·주검찰총장 전승을 안겨주며 명실상부한 '보수 텃밭'으로 자리 잡았다. 그중에서도 디샌티스 주지사는 전날 찰리 크리스천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19%포인트(P) 차로 대승을 거두며 보수주의자들 지지와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보수 성향의 미디어 재벌 루퍼스 머독이 지배하는 마 보수성향 매체들은 선거 다음날인 9일(현지시간) 오전 일제히 디샌티스 승리를 타전했다.

타블로이드 일간지 뉴욕포스트는 이날 1면에 디샌티스가 미래라는 뜻의 '드퓨처'(DeFUTURE)라는 제목으로 그의 승리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케이블 뉴스채널 폭스뉴스는 공화당 원로인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과 인터뷰를 통해 "디샌티스 주지사가 (중간선거 개표가 이뤄진 전날) 밤의 가장 큰 승리자"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그의 압승을 재조명하며 그의 승리가 플로리다뿐 아니라 다른 지역 유권자 관심을 끌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도 틀림없이 보고 있었을 텐데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이라고 관망했다.

머독이 지배하는 언론매체들의 잇따른 디샌티스 찬양에 미 케이블 뉴스채널 CNN 산하 온라인 경제매체 CNN비지니스는 "머독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치고 공화당 지지자로 디샌티스를 밀고 있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완전히 등 돌린 것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화당은 당초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고 미 전역에 '레드웨이브'(공화당 물결)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했으나 경합주 등에서 민주당의 선전과 더불어 '트럼프파'의 부진한 성적으로 실망감을 감추고 있지 못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폭 지원을 받고 최대 경합주였던 펜실베이니아에 출마한 메흐메트 오즈 상원 후보와 더그 마스트리아노 주지사 후보는 각각 2.4%P, 3.6%P로 뒤졌다. 현재 개표가 진행 중인 애리조나의 경우 상원은 마크 켈리 민주당 후보 승리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캐리 레이크 애리조나 주지사 후보가 1%P 이내서 추격 중이다.

공화당 전략가 케일러 헙은 "공화당의 전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형편없는 후보들을 많이 밀었고 우리는 모두 이를 일고있었지만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편의 모든 것을 가지고 있었지만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며 "공화당의 새로운 당수 76세 노인이 아니라 디샌티스"라고 강조했다.

클레이 트래비스 미 온라인 스포츠매체 아웃킥(Outkick) 설립자는 "디샌티스 주지사와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에 의한 확실한 민주당 파괴로 플로리다는 이제 공화당 기반"이라며 "전례 없는 수준의 지배력이다.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보수성향 언론인 크리스토퍼 루포는 "그는 공화당 내 경쟁자들을 크게 능가하고 있다"며 "라틴계 우승, 진보 지역에서 우승으로 차기 대선 출마 근간을 마련한다"고 전망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트럼프 2.0'이라 불리며 합리적인 트럼프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외한 공화당 대선 후보에서 줄곧 1위를 유지할 만큼 당내 저력 인사다. 지난달 23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ABC방송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6%P로 따돌리고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다만 그는 아직 차기 대권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다.

1978년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태어난 그는 이탈리아계 미국인이다. 세계 명문 예일대 역사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 로스쿨에 진학해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2004년 미합중국 해군으로 입대해 2010년 소령으로 전역했으며 복무 기간 이라크전쟁에도 참여했다. 2012년 플로리다 하원의원에 당선돼 정계 입문해 내리 3선을 지내고 2018년 주지사에 당선됐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해선 안 된다는 이유로 공립학교 대면 수업 개시, 백신접종 증명서 폐지, 마스크 의무화 금지 등 선도적으로 방역 조치를 철폐하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고 평가받는다. 지난 3월에는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3학년 대상 LGBTQ+(성소수자) 교육을 금지하는 '부모 교육권리법'을 강행 처리해 진보계의 비판을 받았지만 교육계의 확실한 지지를 견인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진단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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