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잃은 부모 마음 어떨까"…분향소 나흘째 추모 행렬

서울광장·녹사평역분향소 시민 발길…자원봉사자도

"사람 그렇게 모인 것 처음 봐…사회 안전 고민하자"

 

서울광장에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지 나흘째인 3일에도 이태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조문 행렬이 종일 이어졌다. 녹사평역광장 합동분향소와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추모공간에도 추모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서울광장 합동분향소에서 만난 박모씨(여·50대후반)는 "호주에 살고 있는데 어제 한국에 도착한 뒤 분향소로 먼저 달려왔다"며 "핼러윈 때마다 이태원에 수만명이 모인다는데 이번에 대비가 부족했던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참사 직전까지 현장에 있었다는 덴마크인 한센(49·남)도 분향소를 방문해 "해밀톤호텔 골목에 숨 쉬기가 어려울 정도로 사람이 많아 사고 20분 전에 현장을 벗어났다"면서 "살면서 그렇게 많은 사람이 밀집한 것은 처음 봤는데 거기 경찰이 거의 보이지 않아 놀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어머니와 함께 서울광장 합동분향소를 찾은 남소울군(13)은 "꼭 핼러윈이 아니라도 사람이 많이 몰리면 다음에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추모공간을 찾은 김모씨(63·남)는 "제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8개월이 됐어도 아직 제 마음이 아픈데 이태원 참사로 자식을 잃은 부모님은 마음이 어떨까"라며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이날 분향소와 추모공간에는 다문화불교연합회와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등 종교인의 발길도 이어졌다.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추모공간에서는 추모객들이 바닥에 버려진 물건을 정리했다. '추모자원봉사' 리본을 단 자원봉사자들은 주변의 쓰레기를 치웠다. 

녹사평역광장 합동분향소에서 만난 배천직 희망브릿지구호모금본부 본부장은 "유가족에게 간식, 생수, 마스크, 빵 등을 제공하고 있다"며 "출근하기 전에 예를 갖추기 위해 잠시 분향소를 들렀다"고 말했다. 

참사 이후를 생각해보자는 목소리도 있었다. 서울광장 합동분향소에서 만난 정윤진씨(36·여)는 "이번 사고를 빠르게 묻고 넘어가는 것보다 우리 사회의 안전 문제를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그저 남의 일로 여기지 말고 시민 사회가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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