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토니아 정보국장, 러 핵 위협 경고…"최근 동향 심상치 않다"

"러 '우크라 더티밤 제조설' 주장은 기존 패턴과 달라…지켜볼 필요 있어"

 

에스토니아 고위 정보국장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몇 달 전보다 확실히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크 마란 에스토니아 외교정보국장은 핵무기 사용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긴장 고조를 위한 잠재적인 시나리오"이며,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더티밤(dirty bomb) 제조설'을 주장하는 것도 평소의 패턴과 다르다고 말했다.

마란 국장은 이어 "러시아가 핵을 사용할 가능성은 확실히 제로 이상이며, 몇 달 전보다 더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주장한 우크라이나의 더티밤 제조설에 대해서 "러시아의 발언(rhetoric)이 심상치 않다고 지적하며 "(러시아가) 실제로 가짜 깃발 전술을 계획하는지, 아니면 다른 계획을 준비하고 있는지 우리는 모른다. 다만 확실히 이는 패턴을 벗어난 것이라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영국과 프랑스, 미국, 튀르키예(터키) 국방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가 더티밤을 제조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3대 핵보유국인 미국과 프랑스, 영국은 러시아의 주장이 명백한 거짓이며, 러시아가 오히려 더티밤을 사용하고 우크라이나 측에 뒤집어씌우려는 '가짜 깃발 작전'을 계획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서방에서 러시아에 대한 정보에 밝은 것으로 인정받고 있는 마란 국장은 러시아의 핵무기 위협이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면서도 "러시아의 핵 위협에 굴복하면 러시아의 요구는 더 많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란 국장은 아울러 최근 유럽의 에너지 기반 시설을 겨냥한 러시아의 공격 위험이 상당히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유럽 국가들은 최근 발트해 노르트스트림1·2 가스관 유출 사고가 발생하자 에너지 기반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마란 국장은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유출의 원인과 배후에 관해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향후 유사한 형태의 공격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가 '제국주의적 야망'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전쟁은 우크라이나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여전히 "일종의 종교적, 메시아적 사명을 띠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쉽게 끝내지 않고 장기전에 대비해 병력을 징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란 국장은 특히 러시아군이 장교급 인력이 부족한 상태이며, 벨라루스 교관을 통해 신병 훈련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간단한 훈련만을 받고 긴급히 우크라이나에 배치된 러시아 신병들이 얼마 안 가 대부분 죽거나 다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마란 국장은 러시아군이 새로 동원한 병사를 적자생존 식으로 혹독하게 훈련시키고 있어 우크라이나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도 부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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