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인플레, 미중 갈등까지…무질서한 세계의 향후 4가지 시나리오

지정학적·경제적 최상·최악의 선택지 모두 존재

20세기 초·중반 상황 재현될 수도…이전과 여건 다르다는 것 인식해야

 

중국 시진핑 집권 3기에 따른 미·중 관계 악화,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포퓰리즘은 세계 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주요 4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데이비드 바흐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교수는 호주 뉴스 및 분석 매체인 '더 컨버세이션' 기고문에서 향후 2~5년 세계정세를 진단하며 이들 4개 요인을 주된 변수로 꼽았다. 

일단 전 세계를 불황으로 내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러시아는 많은 서방의 관측처럼 우크라이나를 점령하지 못했다. 러시아는 징집령은 내리는 한편 핵무기 공격 가능성까지 꺼내들었지만 현재로서는 패색이 짙은 상황이다. 

러시아가 이런 위기에 처한 것은 3가지 이유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우크라이나인들의 용기, 둘째 러시아의 혼란, 셋째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대적 지원에 나선 서방의 통합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유럽의 가스 공급 어려움과 높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서방 통합이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이 경우 냉담한 유권자들의 반발에 직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흔들릴 수도 있다. 

또다른 불안 요소는 악화하는 미·중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지난 40년간 미·중은 관계 개선에 노력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경한 대중 정책과 시진핑 주석의 등장으로 변화했다. 

특히 대만 문제는 아직 터지지 않은 화약고라고 할 수 있다. 시 주석은 당대회 연설에서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중국이 이전보다 훨씬 바른 시간대에 통일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계가 양극화로 흐르면서 각국의 포퓰리즘도 심화하고 있다. 서구 민주주의 국가의 유권자들은 세계화를 점점 더 불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 러서치회사 에델만 조사에서 28개 주요 경제국 대다수는 "세계화가 우리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고 답했다. 2019년 조사에서는 선진국 응답자 중 18%만 세계화에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런 불만은 경제적 요인에서 비롯됐다. 인플레이션은 40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고, 이에 대응하기 미국 연준과 유럽 중앙은행은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서 경기 침체를 촉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또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중국의 경제를 계속 약화시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달 초 총회에서 세계 경제에 대해 "가장 어두운 시간" 여전히 앞에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더 컨버세이션은 이들 4개 요인을 경제적·지정학적 요소로 나눴다. 경제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은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과 정책 결정자들이 빠르게 인플레이션을 억제, 주요 시장의 경기 침체를 빠르게 끝내는 것이다. 

이 경우 2023년 하반기 글로벌 경기 회복이 시작되고 2024년에는 경제 성장을 가속할 수 있다. 반면, 극단적으로 안좋은 선택은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계속돼 스태그플레이션의 장기화를 초래하는 것이다. 

지정학적 문제 역시 경제 문제와 마찬가지로 두 경우로 나뉜다. 최상의 선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체면치레하면서 철군할 명분을 찾고 시 주석은 대만 문제에 대한 레토릭만 반복하는 것이다. 

반면 비관적인 선택으로는 푸틴 대통령이 전술핵을 사용하기로 결정하거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직접 분쟁이 휘말리는 것이다. 대만 방면에서는 시 주석이 최후통첩을 발표, 무력 사용 가능성도 촉발되는 것이다. 

더 컨버세이션은 이런 4개의 시나리오가 1920년대 세계 1차 대전 이후 경기회복을 경험했던 시기와 일치할 수도, 아니면 1970년대 치솟는 물가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을 경험했던 때와 비슷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기술 발전과 세계 경제 상호 의존성 등으로 현재 세계는 이전과 많이 다르다며 어떤 시나리오가 가능성이 가장 높은지 묻기보다는 재계와 정부, 개인이 이전 세계 질서가 사라졌다는 점을 인식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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