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야, 문제는 경제야"…美 민주당 내서 선거전략 두고 고심

민주당, 낙태권·트럼프 비판 내세웠지만 지지율 큰 변화 없어

최근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 '경제'를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아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

1992년 미 대선에서 빌 클린턴은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를 상대로 이 같은 선거 구호를 내세웠다. 당시 부시 행정부가 내세우던 걸프전 승리에 가려진 실업률과 경기 침체 문제를 클린턴이 파고든 것이다. 결과는 클린턴의 승리였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민주당 내에서 경제 이슈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워야 승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 정치 전문매체 더힐은 미국 민주당 내 진보 성향 지지자들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기 위해선 낙태권이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보다는 경제 문제에 매달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6년 버디 샌더스 캠프에서 파생된 진보조직 '아워 레볼루션'(Our Revolution)의 조셉 지바르게세 이사는 "마지막 논쟁은 유권자에게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며 "특히 이 순간 유권자들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싸울 후보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지바르게세 이사는 최근 미국 공화당이 바이든 대통령을 인플레이션 문제로 공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민주당이 올바른 경제적 메시지를 제시한다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노동층 유권자들은 기름값 상승이나, 식탁에 올라오는 음식 가격을 걱정한다"며 "결국 최종 논쟁은 물질적인 필요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악관도 최근 낙태권 문제에 초점을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을 신경 쓰고 있다.

론 클라인 백악관 비서실장은 지난 19일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낙태권에 대해 말했고, 유가에 대해서도 내일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에 대해 민주당내 진보주의자들은 트럼프 비판이나 민주적 규범, 여성의 권리 등을 주제로 공화당을 비판하는 것도 유효한 전략이긴 하지만 승리하기 위해선 결국 경제가 가장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미국 진보성향 팟캐스트인 '브레이킹 포인트'의 진행자이자 좌파 성향 언론인 크리스탈 볼은 "유권자들이 압도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이슈를 포기할 순 없다"며 "그것은 정치적인 태만"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뉴욕타임스-시에나칼리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6%는 경제를, 18%는 인플레이션이 주요 쟁점이라고 답했다. 반면 낙태권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5%에 불과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발도 존재한다. 지난 6월 미 연방대법원이 50년간 미 헌법상 낙태권을 보장해왔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으면서 민주당 내에서는 낙태권 문제를 강조한다면 여성 유권자 등의 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이들은 "수백만 명의 삶을 건드리는 경제적 문제"라며 낙태와 경제 문제를 연관 지으려 하고 있다.

한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낙태권보다 경제 문제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 미국 CNN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낙태 문제도 중요하지만 "하지만 우리는 또한 노동자들이 식탁에 음식을 올려놓는 투쟁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도 펀치볼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은 존재하지만 전 세계적인 현상이며, 일부 국가들처럼 상황이 나쁘진 않다"면서도 "앞으로 3주 안에 더 나은 메시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즉 그녀도 민주당이 경제 문제에 목소리를 내야 할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공화당은 경제 문제를 언급하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을 공략하고 있다. 공화당 전국위훤회 신속대응 책임자인 토미 피고트는 "1년 전 바이든은 터무니없이 높은 기름값에 대해 '당장 해답'이 없다고 했다"고 비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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