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美 코로나 백신 가격 4배 올린다…엔데믹의 역설

 

미 정부, 내년 초 백신 대량구매 중단 방침…제약사들, 민간 시장서 수익 확대 움직임

 

모더나도 곧 가격인상 예정…국내도 향후 백신접종 유료화 가능성

 

다국적제약사 화이자가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가격을 대폭 올릴 예정이다. 2023년부터는 미국 정부가 대량으로 구매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민간 의약품 시장에서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24일 로이터 등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화이자는 현재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주' 가격을 현재 미국 정부에 납품하는 가격에서 약 4배가량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안젤라 루킨 화이자 대표는 지난 20일 투자자들과 통화 중 정부 계약이 만료되고 민간 시장을 통해 백신 공급이 전환되면 성인 1회분당 110달러(약 15만8180원)에서 130달러(약 18만6940원) 사이에서 가격을 책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킨 대표는 해당 가격에 대해 "이 (가격) 범위가 백신에 대한 적절한 접근과 보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도 "보험사와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미 정부 2023년부터 코로나19 백신 구매 중단 …지출 줄여

현재 화이자가 미국 정부에 공급하는 코로나19 백신 가격은 약 25~30달러(약 3만5857~4만3029원) 수준이다. 하지만 재정난으로 미국 정부는 최근 오는 2023년 초부터는 백신 대량 구매를 중단하고 민간 시장을 통해 유통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으로 전 세계 약 220억달러(약 31조625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내년에는 총 320억달러(약 46조64억원)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이자는 미국 현지 사회보장 제도인 메디케이드와 메디케어 또는 민간 의료보험 가입자는 가격인상 이후에도 예방접종을 위해 추가로 비용을 낼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정부도 지출 커…향후 유료화 가능성도

우리 정부도 그간 코로나19 백신 구매에 상당한 예산을 지출했다. 2021년 정부가 구매한 백신 7900만명분에 든 비용은 약 3조8067억원이다. 또 지난 6월 질병청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2년 3월까지 정부는 백신 2억7749만 회분을 도입했다. 2023년에도 백신 1500만회분 추가 도입을 위해 7167억원 규모 예산을 편성했다.

막대한 비용을 계속 정부가 떠안기에는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또 향후 2023년이나 2024년 코로나19 유행 규모가 줄어들면서 코로나19 법정 감염병 등급이 더 내려가면 개인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일정부분 비용을 부담할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 백신 수요 감소

가격을 인상하는 이유는 최근 코로나19 백신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미국 내 오미크론용 2가 백신 접종자는 화이자와 모더나 제품을 합쳐서 1940만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 미국 내 5세에서 11세 사이 유아 중 기본 접종을 마친 사람이 3분의 1 미만이며 2~4세 연령대에서는 35%에 불과하다.

모더나 또한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민간 시장으로 전환되면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지난달 모더나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1회분당 64달러(약 9만1948원)에서 100달러(약 14만3730원)가 조금 넘을 것으로 보인다.

가격인상 소식이 알려진 뒤 지난 21일 오전 화이자 주가는 4% 이상, 모더나 주가는 6% 가까이 상승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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