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출신 유명 여성산악인 넬슨 끝내 숨져(영상)

히말라야 마나슬루봉 올랐다 참변 당해 


시애틀 출신 세계적인 여성 산악인이 히말리야에서 실종됐다 끝내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현지 당국은 익스트림 산악스키어 힐러리 넬슨(49)의 시신을 현지시간으로 28일 마나슬루산 인근 사고 현장에서 수습했다고 밝혔다.  

헬리콥터로 네팔 카트만두 병원으로 옮겨진 그녀의 시신은 정확한 사인규명을 위해 부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넬슨은 26일 파트너 짐 모리슨과 함께 마나슬루 산 정상(해발고도 8,163미터)에 올랐다 스키를 타고 내려오던 도중 작은 눈사태를 만나 실종됐다. 정상 등극 후 14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넬슨에 앞서 스키를 사고 하강하던 모리슨은 사고 직후 베이스캠프로 가 구조를 요청했지만 악천후로 사고 이튿날인 27일 오전까지 구조작업이 지연됐다. 

초기 수색대는 27일 사고 현장 인근에서 스키 장갑으로 보이는 물건과 옷의 일부로 보이는 물체를 발견하고 이튿날인 28일 새벽 쌍안경과 전문 탐지장비를 갖춘 뒤 다시 지상 수색에 나선 끝에 넬슨의 시신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애틀 인근 산을 오르내리며 어린시절을 보낸 넬슨은 현재 두 아이와 함께 콜로라도 텔루라이드 인근에 살고 있다. 

미국 최고의 산악스키인으로 꼽히는 그녀는 20년간 16개국에 걸쳐 40개 이상의 산을 등반하며 수많은 ‘세계 최초’기록을 써왔다. 

특히 2018년에는 네팔과 티베트에 걸쳐 있는, 세계에서 4번째로 높은 로체산 정상을 정복한 뒤 스키를 타고 하강에 성공해 세계적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넬슨은 오랜 파트너 짐 모리슨과 함께 지난 2018년 9월 30일 네팔 히말라야의 로체(8,516m)를 등정한 뒤 사상 처음으로 스키를 탄 채 하강에 성공해 이름을 널리 알렸다. 두 사람의 모험은 더치 심슨이 23분 분량의 멋진 다큐멘터리 영화 ‘로체’로 제작, 지난해 제6회 울주국제산악영화제에서 상영됐다.

노스 페이스가 후원하는 산악인이며 두 아들의 어머니인 그녀는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높은 마나슬루 정상을 모리슨과 함께 밟은 뒤 역시 스키로 함께 하산하다 깊은 크레바스(빙하 틈)에 떨어져 변을 당한 것이다.

넬슨과 모리슨은 가장 잘나가는 알피니스트이자 백패킹 스키어로 손꼽혔다. 로키산맥이 있는 콜로라도주에서 훈련하며 세계적으로 높은 봉우리와 사람들의 발길을 막는 봉우리 등정에 주력했다. 그녀는 2012년 24시간 안에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86m)와 로체를 한꺼번에 등정한 최초의 여성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노스 페이스 홈페이지는 그녀를 “20여년의 등반 경력에 16개 나라에 40차례 이상 탐사해 최초의 스키 하강 기록을 10여개 작성해 그녀 세대의 산악 스키어 가운데 가장 빼어났다”고 소개했다. 회사 대변인은 이메일 답을 통해 “힐러리 가족과 접촉하고 있으며 할 수 있는 한 수색과 구조에 지구 전체의 역량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10대 때부터 체육에 빼어난 소질을 보여 아버지는 농구를 했으면 했다. 하지만 콜로라도 칼리지에서 생물학 학사를 딴 뒤 곧바로 유럽으로 건너가 스키를 즐기기 시작했다. 스키 선수로 활약해 1996년 유럽여자선수권을 우승한 전력도 있다. 하지만 산이 불렀고 그는 소명을 받아들였다.

2002년 몽골 알타이산맥의 파이브 홀리 봉우리에서 첫 스키 하강을 했다. 4년 뒤 초오유(8188m)를 거쳐 로체 스키 하강으로 내셔널지오그래픽 올해의 모험가 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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