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하는 달러·원 환율, 13년6개월여만에 1430원도 '터치'

26일 달러·원 환율이 1430원을 돌파했다. 13년6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이날 오전 11시45분 기준 전일보다 19.3원 오른 1428.6원에 거래 중이다. 장중 1430원까지 올랐다가 소폭 하락했다.


환율이 143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17일(고가 1436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기조와 확대된 경기침체 우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 등 주요국 화폐가치 하락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오늘 달러·원은 파운드화 급락이 초래한 강달러 재개, 역내외 롱심리 쏠림이 지속될 것"이라며 "주요국 통화가치가 추락하면서 상대적으로 대외 변수에 취약한 달러·원 롱심리 과열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민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저항선은 1500원뿐이기 때문에 당분간 환율 추가 상승 및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현안보고에서 "달러·원 환율의 가파른 상승에도 불구하고, 물가나 교역비중 등을 고려한 실효환율의 절하폭은 크지 않았다"며 "높은 대외신인도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외화자금 조달여건도 양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는 대외채권 규모가 대외채무를 상당폭 상회하는 순채권국인 데다, 세계 9위 수준의 외환보유액 규모를 고려할 때 유사 시 대응능력도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한은은 대외건전성에 대한 과도한 우려가 시장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각별한 경각심을 가지고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을 도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외환시장에서 쏠림현상이 심화되어 달러·원 환율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 과도하게 괴리되는 경우, 준비된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 비상대응계획)에 따라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시행하겠다"며 "아울러 최근 발표한 국민연금과의 스와프 계약과 같이 외환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미시적 대응방안도 정부와 함께 적극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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