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뉴노멀 '자이언트 스텝'에 출구 놓칠 위험"

블룸버그 진단…"수면 아래 디스인플레이션 자극 쌓여"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례적으로 큰 폭의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출구' 를 놓칠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연준이 긴축의 고삐를 과도하게 조여서 미국 경제가 깊은 침체의 골짜기로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21일 연준은 기준금리를 0.75%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3연속으로 밟았다. 게다가 한달 반 정도 후인 11월 초 4연속 자이언트 스텝까지 예고하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40년 만에 최고의 인플레이션이 뿌리 내리지 않도록 연준이 강력한 매(긴축)의 발톱을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다.

문제는 속도다. 긴축 정책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평가할 틈도 없이 금리를 서둘러 올리다가 정작 속도를 늦춰야 할 타이밍도 놓칠 수 있다.

바클레이스의 조나단 밀러 시니어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연준을 설명할 때는 비유가 좋다"며 "당신이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일반적으로 진출입 표지판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경우라면 오른쪽 차선으로 서행한다. 하지만 지금 연준은 더 빠른 왼쪽 차선에 달리며 표지판을 볼 수 없기 때문에 고속도로를 빠져 나갈 출구도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물가 안정을 위한 고강도 금리인상에 올인한 분위기다. 연준은 내년 실업률 전망을 3.7%에서 4.4%로 끌어 올렸다. 다시 말해서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벌이는 전쟁 비용으로 약 1200만명의 실업자가 양산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보스턴 소재 스테이트스트릿글로벌자문의 시모나 모추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원래 지금은 잠시 쉬어야 하는 타이밍이라며 "수면 아래에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완화) 자극이 쌓이고 있다. 1년 전처럼 (금융환경이) 완화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세계 공급망 정체가 서서히 풀리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민간에서 나오는 지표들을 보면 미국의 중고차 가격은 큰 폭으로 떨어지기 시작했고 농업 원자재 가격도 크게 밀렸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연준이 11월에도 금리를 0.75%p 올릴 것을 시사했지만 내부 논쟁도 활발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금리인상폭이 0.5%로 낮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올해 남은 기간 금리를 1.25%p 더 올려야 한다는 위원들은 전체 19명 가운데 10명이었다. 이는 정책을 결정하는 위원들 가운데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9명은 11월 금리를 0.5%p 인상을 선호한다는 의미다.

리서치업체 스티펠니콜라스의 린지 피에그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으로서 기본 시나리오는 금리가 4연속으로 0.75% 오르는 것이지만 인상폭이 작아질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계속 활발하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 위원들은 매우 강한 의지의 전선을 유지하고 싶겠지만 이러한 연합전선에 균열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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