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때까지 반신반의…극비 속 이뤄진 한일 정상회담

尹대통령, 뉴욕서 기시다 총리와 약식회담…"관계 개선 첫걸음"

기시다 참석 CTBT 회의장서 회담…尹대통령, 日취재진에 포착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정상회담이 성사되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정상회담, 나아가 한일 정상이 2년9개월만에 얼굴을 맞댄 점에서 의미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23분부터 30분간 뉴욕 맨해튼 유엔총회장 인근 한 콘퍼런스 빌딩에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회담을 했다.

회담이 열린 장소에서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관련 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 기시다 총리가 참석했다. 결과적으로 윤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가 있는 곳으로 가 회담이 이뤄진 셈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시다 총리가 그 건물에서 하는 행사에 참여하고 있었다"며 "현재 유엔총회 기간이라 많은 정상들이 뉴욕에 있고 장소가 마땅치 않은 측면이 있었다. 그 장소에 대통령도 오고 기시다 총리도 올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기시다 총리가 있는 곳에 윤 대통령이 방문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회담은 정식회담이 아닌 약식회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구체적인 의제를 확정한 것도 아니고 의장기·탁상기도 배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기시다 총리와 정상회담 후에 진행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보다 한일 정상회담 시간이 더 길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철저한 보안 속에 진행됐다. 양국 어느 기자도 회담장에 입장하지 않고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대통령실은 회담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다 회담 시작 2분여 후인 낮 12시25분쯤 대통령실이 언론 공지를 통해 회담 시작을 알렸다.

한국 취재진은 일정 부분 예상했지만, 회담 장소에 대한 정보가 없어 현장 취재는 불가했다. 그러나 일본 취재진은 기시다 총리가 해당 건물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건물 주변에서 대기하던 중 윤 대통령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카메라를 켜고 촬영했다.

대통령실은 회담 종료 후 서면 브리핑에서 "양 정상은 현안을 해결해 양국관계를 개선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위해 외교 당국간 대화를 가속화할 것을 외교 당국에 지시하는 동시에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며 "정상 간에도 소통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 정상은 최근 핵무력 법제화, 7차 핵실험 가능성 등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고 했다.

또한 "양 정상은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법치 등 상호 공유하고 있는 보편적인 가치를 지켜나가기 위해 양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연대해 나가자는 데 공감하고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첫걸음을 뗐다는 데 큰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고 자평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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