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최지연] 샛별예술단 2022여름 네팔 순회공연 마지막이야기

 

세계적 관광지 '포카라'는 산악인들에게는 꿈의 도시다. 안나 푸르나를 비롯한 8,000m의 높은 산들에 둘러싸여 있고, 유명한 페와 호수가 있다. 고산지라 날씨가 선선하며, 사방으로 숲이 우거져 있는 아름다운 호수에서 배를 탔다.

섬 건너, 가파른 산꼭대기에 신전이 보이고, 비가 오지 않아 배를 탈 수 있다. 네팔 가족들이 먼저 너무 덥지 않게 하늘에 구름으로 덮어 주신 세밀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단원들은 카약을 타고, 나는 네팔 가족들과 페달을 밟아 가는 더 큰 배를 탔다.

신전이 있는 산 위를 가기 위해 산 중턱 지점부터는 걸어가야 한다. 나이가 제일 많다고 나만 남을 수 없어서, 젊은이들에게 처지지 않게 배에 힘을 주고 호흡을 다스리며 올라가면서 산 아래 펼쳐지는 아름다운 포카라 시와 겹겹이 쌓인 산들을 볼 수 있었다.

산꼭대기에 자리 잡은 신전은 신을 벗고, 조용히, 비디오 촬영을 금하기 위해 곳곳에 지키는 사람이 있다. 건너 더 높은 산에 흰두교의 신 중의 하나인 여신 상이 있는 신전이 또 있다

굵은 비에 산들이 무너져 내려 곳곳에 도로가 막히고, 골짜기나 폭포물이 범람하여 다리가 떠내려 가거나 도로 지반이 약해져 무너져 내리지만 수년이 지나도 도로 공사를 하지 않는다.

공사를 해도 또한 수년이 지나도 끝날 생각도, 일을 하는 사람도 보이지 않는데 신전은 곳곳에 있다. 저 높은 산 위에 어떻게? 얼마나 많은 돈을 썼을까?

50년 전에 러시아가 만든 도로를 늘리기는 커녕 보수 공사를 하지 않아 갈수록 더 망가져 차가 다 망가진다.

우리가 네팔에 도착한 그날 밤에 산을 넘어 가다가 1년 밖에 안 된, 데이빗 목사님의 새 차가 클럿지가 고장이 나서 신학생들과 단원들이 밀고 마을까지 가지 않았나? 

국교가 흰두교로, 소를 죽이면 사람을 죽인 것보다 벌이 엄해 평생 감옥에서 살아야 한단다.

숫소는 젖도 못짜고, 일도 못 시키니 사람들이 버려서 도로에 돌아다니고, 소들이 논 밭에 들어오면 자기들의 신인 소를 때려서 쫏는 현실에 네팔 사람들도 웃는다

도로에 염소들이 주인도 없이 돌아다녀서 의아해하자, 차에 치이면 염소에 따라 운전자가 주인에게 벌금을 내야 한단다.

부자나 먹는 염소 고기는 비싸서 100-300달러인데, 벌금은 300-600달러를 주인에게 줘야 하기 때문에 염소가 차에 치여도 주인은 걱정이 없고, 운전자는 주인이 보기 전에 도망친다.

3.1 운동때, 1.5%의 기독교인들이 33인의 절반이었듯이, 네팔의 3%의 기독교인들이 나라를 바로 세우는 일을 해야 할 것 같다

시애틀 스노퀄미 폭포와는 비교가 안되지만 여러 종류의 폭포들과, 동굴을 둘러 보고 카투만두로 떠나기 전에 저녁 식사를 하러 가는 중, 시애틀 일행은 호텔에서 쉬고 다음날 비행기로 가기로 결정을 했다.

카트만두에서 이곳, 저곳을 돌아 포카라에 왔지만, 카투만두로 돌아갈 때는 일행들의 건강을 위해 차로 6시간 걸리는 대신 30 분 걸리는 비행기로 가겠다고 내가 악역을 맡아 결정했다.

우리만 비행기를 탄다는 것은 미안한 일이지만 네팔 식구들에게는 익숙한 길이고, 모두 비행기를 타면 차와 짐들은 어떻게 하나?

또한 비행기를 타면 구름 때문에 보지 못한 산들을 볼 수 있고 시간이 돈보다 귀하지 않나?

비행기 사고가 잦은 이유로 네팔 사람인 일루 사모님은 여기서는 비행기 안탄다고 하고, 사위 조니엘은 자기 혼자라도 네팔 가족들과 함께 간다고 따라 갔다

나는 식사보다 단원들의 피곤한 몸을 위해 파파야와 수박 등의 과일을 먹게 한 다음, 누워 쉬고 1시간 후에 로비에서 만나자고 했다.

민이 형제는 엄마가 만든 게장, 파김치가 생각난다고 하고, 예린 자매는 겉절이가 제일 먹고 싶다고 하여, 한국 식당을 찾아 김치찌개, 돌솥 비빔밥, 닭 갈비 등을 먹자 모두 만족한 얼굴이다

늘 사람들이 따라다녀 우리 만의 시간을 갖지 못했기에 호텔로 돌아와 특별 기도회를 했다. 최우리 목사가 단원들의 미래를 위해 안수 기도를 할 때에 성령께서 함께하시어 호텔 방은 눈물의 바다가 되었다.

선교사님의 부탁으로 호텔에서 정확한 아침 시간에 우리를 위해 버팔로젖 커피와 오믈렛 등을 만들어 놓았다. 여유있게 호텔 셔틀을 타고 작은 공항으로 와서 비행기를 타는데 낡고 작은 비행기가 금방 부서질 것 같아 목숨을 걸어야 했다.

구름 위로 날아 올라, 구름에 가려 보지 못했던 흰눈 덮인 산들은 카투만두 내릴 때까지 이어졌다. 비행기 타고 갈 생각을 한 내가 자랑스럽다가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깊이 감사했다. 단 순간도 차창 밖에서 눈을 떼지 못하다가, 트래픽과 먼지의 도시, 카트만두에 내렸다.

glorious 교회에서 만났던 반가운 신학생들이 공항에 마중 나와 있었다. 우리가 호텔에서 편히 자는 동안 차로 떠난 일행들은 앞에 가던 트럭이 뒤집혀 길을 막아서 한 밤에 3시간을 꼼짝 못하고 길에 서있었다면서 시애틀 일행이 비행기를 타고 가게 된 것을 모두 감사했다고 전해왔다.

매연과 소음, 질서 없는 복잡한 도로, 바로 50 년 전의 서울의 모습이다. 30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은 공해와 교통의 지옥이라고 했지 않나?

선교사님들이 더운 여름에 양복까지 입고 땀흘리며 설교 하고, 만원 버스를 타면서 얼마나 힘드셨을지...

기독교와 민주주의 기반에 대한민국을 세운 이승만 대통령이 감사하고, 새마을 운동, 포항제철을 세우고,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경부고속도로를 깔은 박정희 대통령에게 감사가 나왔다

아프리카 순회 공연을 가면, 나라마다 새마을 운동을 배우기 바쁘고, 베트남 공연을 가면 삼성에서 세운 공장 때문에 수많은 베트남 사람들이 먹고 산다며 한국 사람만 보면 얼마나 감사했나?

2018년 샛별의 두번째 베트남 공연에서는 대학생들이 샛별 공연에 열광하며 단원들과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섰고, 여학생들은 잘생긴 남자 단원들에게 '오빠! 사랑해! 나랑 결혼해!' 외쳤던 기억이 새롭다.    

기독교 초기 한국에 온 선교사님들의 목숨 건 선교 때문에 한국에 기독교가 꽃을 피웠고, 하나님의 축복으로 경제 부흥이 일어난 대한민국이 오늘날 세계 선교의 대국이 되지 않았나?

Glorious 선교회 본부이자 필립 목사님 동생 대브 목사님 집인 3층 빌딩에 도착하자 내 집에 온 것처럼, 첫날 느끼지 못했던 편안함이 다가왔다.

3층 식당에 올라가자 그동안 우리 일행이 좋아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눈치채고 정성을 다해 준비해 놓은 것을 알 수 있는 식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골 마을에서 따온 망고는 평생 먹어 본 것 중에 최고였고, 채소들도 몸에 좋은 것들이다. 민들레처럼 쓴나물들, 독이 없어 물에 우려내지 않는 푸른 고사리는 산이나 정글 속에서 따온단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내일 스케쥴을 위해 모두 일찍 자기로 했다. 든든하게 아침을 먹고, 복답한 시내를 지나 산 중턱에 올라 산 꼭대기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탔다. 가파르고 높은 산을 오르는 케이블카는 긴장하고 간이 떨리는 탓인지 더 오래 느껴졌다.

저기 보이는 멋진 건물이 한국 교회가 세운 신학교란다

카트만두에 한국 교회가 세운 신학교가 4개 이고, 당연히 한국이 네팔 선교 1등 나라에 교수들은 영어로 강의를 한다

신학교는 모두 무료이기 때문에 공부하고 싶은데 돈이 없는 기독교인 청년들이 쉽게 신학교를 들어 온다니 너무나 자랑스럽다.

그러나 목사가 되어 교회를 맡지만 생활이 안 되어 목사님들은 우버 운전, 옷가게 등을 하고 있고, 사모님들은 주로 학교 선생으로 생계를 이어 간다

역시 꼭대기에 신전이 있고, 큰 금송아지가 위엄을 자랑하며 앉아 있다. 현지인들에게는 케이블카 값이 훨씬 싸지만 평민이나 천민은 그 돈을 내고 케이블카를 타고 신전에 올 수 없는데 누구를 위해 이 높고 높은 산에 신전을 세웠나?  

산과 사원의 나라로 관광객이 넘칠 것 같지만 길이 나쁘고, 2015 년에 전국적으로 일어난 지진에 이어 코로나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진 상황, 복잡하지 않아 우리에겐 다행이었다.

단원들은 데이빗 목사님이 운영하는 고아원으로 찬양하기 위해 가고, 나는 크리스틴이 열이 있어서 숙소로 들어왔다

숙소에 도착하자 우렁찬 개 짖는 소리가 나고, 나는 뒷마당의 개를 만나러 갔다. 바로 시골 골타 마을 리버 사이드 교회의  목회자 대브 목사님 처갓집에 나타난 호랑이를 죽인 개다

산골 마을은 가끔 호랑이가 나타나 염소나 가축을 잡아가는데, 밤사이 개짖는 소리가 동네에 요란하더니 아침에 보니 작은 흰개와 호랑이는 죽고, 셰퍼드 4 마리는 부상을 입고 살아 뉴스에 나왔단다.

여럿이 힘을 합하면, 개들이 호랑이를 물어 죽일 수 있다는 것. 목숨 걸고 주인을 위해 싸운 자랑스런 개를 안아보고 싶었지만 냄새가 심해 칭찬만 하고 돌아섰다

우리 베다니 교회도 힘을 합하면 세계 곳곳에 베다니 교회를 세우며, 고아원을 돕고, 신학교도 세울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최 우리 목사는 glorious 선교회 지도자들 모임에 가고, 우리는 시애틀 집으로 돌아갈 짐을 싸기 시작했다. 떠나기 전에 단원들과 함께 모여 운전과 식사 등을 위해 헌신하신 목사님 가족들을 위해 헌금을 했다.

최시내 단장은 플라스틱 물병을 들고 다니는 대브 목사님 딸에게 자신 좋아하는 물병을 주고, 우리가 쓰던 시애틀에서는 비싸고, 네팔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기타는 사이몬 음악 목사님에게 드렸다. 사위 조니엘은 대브 목사님과 5 년에 걸친 계획을 세웠다

에어컨도 없는 네팔 공항 아래층에서 짐을 부치고,  그동안 정든 네팔 가족들과 아쉬운 작별을 했다.

네팔의 아름다운 산들을 두고 가도 미련이 없는데, 언제 만날지 모르는 네팔 가족들과의 헤어짐에는 가슴이 쓰리지만 가족들과 성도들이 기다리는 시애틀로 발길을 돌렸다.

날씨 좋고 공기 좋은 시애틀!

산과 바다, 호수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는 시애틀!

세상에서 제일 살기 좋다는 시애틀이 날이 갈수록 어린이부터 젊은이들은 게임에 빠지고 청소년들은 마약과 동성애, 어른들은 도박에 빠지는데 거리는 무숙자들과 무숙자들이 버리는 쓰레기로 넘쳐 난다

세계에서 손꼽히게 아름다운 시애틀 다운타운은 이제 무법천지가 되었고, 밤이면 마약과 각종 파티로 지옥을 방불케 하기에 자신의 사무실도 밤에는 가지 못한다는 소식은 가슴이 아프다.

세상은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에서 성경이 예고하는 마지막 때, 환란의 때임을 실감케 해준다.

우리가 사는 도시를 위해, 우리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문화원과 교회의 사명이 크고, 나부터 더욱 기도해야 한다고 책임을 느낀다.

카타르 공화국 도하에 내리자 카트만두 목사님께로부터  메시지와 비가 쏟아지는 영상이 왔다

'샛별 일행이 떠나자 바로 카토만두를 비롯한 네팔에 굵은 비가 쏟아지고 있어요'

네팔 여름에 10일 동안 비가 오지 않는 일은 있을 수가 없다고 한다.

공항에서 뜻밖에 악기와 짐 값을 3,000달러 가까이 뜯기면서 분하고 무거웠던 가슴에 작은 불씨가 피어난다.

끝까지 약속을 지키시는 하나님께 대한 감사와 오래 전 내가 했던 약속!

'가라 하시면, 어디든지 가고, 하라 하시면 무엇이든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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