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홍미영] 가로등

홍미영(서북미문인협회 회장)

 

가로등


온산을 활활 태우던 구릿빛 노을과/사투를 벌리던 어둠

기어이 세상을 집어삼키고/검푸른 바다 넘실댑니다


바다 한가운데 외다리로 서서/내려다보이는

내 발아래 한 뼘의 땅/지켜내고 싶습니다


내 굽힌 등에 몸 붙이고/함초롬히 웅크린

새들의 여린 잠

서투른 자장가이지만/달래고 싶습니다


누군가는 울고 걸어가는 뒷골목/거기

달빛 닮은 그림자 하나 보태어

외눈 눈동자로/그의 등을 품고 싶습니다


또 다른 새벽

당신의 오룻한 빛이 닿을 때까지.


<해설>

좋은 시는 좋은 시 정신이 담지된 작품이다. 좋은 시 정신이란 작가의 세상에 대한 숭고한 사유이다. 이 작품 속에서 시인은 가로등을 자신을 투영시키는 이미지로 사용하여 사랑의 정신을 표출하고 있다. 주목되는 점은 시인은 새와 사람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지닌 작가라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몸에 웅크린 새에게 자장가를 불러주고 뒷골목 울고가는 사람의 등을 품어주는 온기를 지닌 자이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사람과 새에 대한 시인의 애정이 시적 주제로 구축되어 독자들의 가슴에 사랑의 정신을 전달하므로 서 문학적 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바이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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