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주문 매시간 보고해달라"…당국, 외환시장 개입 강도 ↑

거침없는 원화 하락세에 당국도 총력…외국환은행들에 사실상 '실시간' 보고 요청

이번주 9월 FOMC 등 달러 강세 재료 산적…1450원 전망도

 

달러·원 환율이 1400원선 진입을 코앞에 둔 가운데 외환당국이 달러 수급 동향 관리를 강화하며 외환시장 개입 강도를 높이고 있다. 

18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당국은 최근 외국환은행들에 대한 달러 매매 현황 확인 횟수를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에는 당국과 외국환은행 간에 오전과 오후, 장 마감 등 하루에 세 차례 달러 수급 동향을 확인했다면 이제는 매시간 확인하는 것으로 변경됐다는 설명이다. 매시간 주요 달러 매수·매도 현황 및 각 은행별 외환 관련 포지션을 사실상 실시간 보고할 것으로 요청한 것이다. 

달러 초강세로 환율이 연고점 경신 행진을 이어가자 당국이 외환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외국환은행 관계자는 "달러 수급 동향 확인은 매일 통상적으로 해왔던 업무"라면서 "환율이 계속 오르니 당국도 신경을 더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는 최근 들어 구두개입성 발언을 잇따라 내놓는 등 환율 방어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지난 16일 오후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한미 통화스와프 가능성에 관해 "5월 회담에서 외환시장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기로 하고 재무장관 회의도 있었던 데다, 공통 관심사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달러·원 환율은 개장 직후 1399.0원까지 오르며 2009년 3월31일(1422.0원) 이후 13년6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통화스와프 발언이 나온 이후 1386.7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통화스와프는 자국 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외화를 빌려오는 제도로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면 환율 안정화 효과가 있다.

외환당국은 지난 15일에도 "시장 내 쏠림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며 올해 들어 다섯 번째 구두개입에 나섰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같은 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과도한 쏠림이 있거나 불안 심리가 확산하면 적절한 시점에 시장안정 조치 등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달러 초강세 기조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외환당국 개입이 환율 상승 추세를 바꿀 수 있는 요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 경기가 선진국 중 비교적 견조하고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도 가장 빠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달러 강세 기조를 쉽게 바꾸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이번 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9월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단행될 경우 달러 강세 흐름이 연장될 가능성은 더 커질 수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1월과 12월 남은 FOMC 정례회의에서도 고강도 긴축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은 지난 16일 내년 이후 환율이 하락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면서도 4분기 평균 달러·원 환율을 기존 1350원에서 141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여년간 상방 저지선 역할을 한 1250원을 돌파한 후 의미 있는 저항선은 없는 상황"이라며 "불안한 대외 여건으로 1450원에 근접한 수준으로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한편에서는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과 관련해 효용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역외에서 롱(달러 매수) 심리가 계속 들어오는 상황에서 외환보유고를 쓰면서까지 환율 상단을 누르는 것이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수 기회를 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탓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1400원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롱 베팅을 하는데 상단을 누르면 추가매수 기회가 열렸다는 인식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미국의 금리인상 폭 축소로 달러 강세가 완화될 때를 기다리는 것이 효율적일지, 1400원선을 레드라인(한계선)으로 긋고 시장을 달래는 것이 효율적일지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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