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여왕 서거에 영국민들 슬픔으로 통합"…런던엔 추모 열기 가득

영국이 울고 있다…"여왕은 대체할 수 없는 '플래티넘 퀸'"

일반 공개 대기 행렬 8km…정부 "입장 일시적으로 중단"

 

"엘리자베스 여왕은 70여년 동안 영국 국민들을 통합시킨 인물이라 서거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다. 심지어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원하는 스코틀랜드인들도 여왕의 '일반 공개'에 상당히 많이 참석하고 있는데, 여왕이 서거한 만큼 온 국민들이 슬픔으로 통합된 것 같다."

16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이 안치된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인근 상점에서 근무 중인 디라라 부카에바(Dilara Bukaeva·45)는 이같이 말하며 엘리자베스 여왕의 서거로 영국 전체가 슬픔에 잠겼다고 전했다. 그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한평생을 국가를 위해 헌신한 존경스러운 인물이었다고 기억했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국장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세계 각지에서 추모객들이 런던에 속속 집결하고 있다. 런던 곳곳에는 서거한 엘리자베스 여왕을 추모하는 공간이 마련됐으며 추모객들은 엄숙한 분위기 속 엘리자베스 여왕을 기리며 19일 예정된 국장을 기다리고 있다. 

런던 중심가의 일부 상점들은 국가 애도 기간 임시 휴무에 돌입했고, 엘리자베스 여왕의 초상화가 그려진 사진들은 상점과 채플(교회) 등 곳곳에 걸려 있었다. 

16일 오전(현지 시간) 영국 런던 시내 한 호텔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추모하는 사진과 방명록이 놓여 있다. 2022.9.1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런던 중심가에 있는 웰링턴 호텔 바이 블루 오키드 호텔 1층에는 TV 스크린에 여왕의 사진과 함께 "왕실과 국민 전체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한다. 조의를 표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숙박객을 위한 조문 방명록도 마련됐다.

방명록에 한 조문객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죽음으로 깊은 슬픔에 잠겼다. 한 평생 우리 모두를 위해 봉사한 것에 감사하다"면서 "왕실 가족들에게 위로를 표한다. 우리는 오늘 뿐만 아니라 엘리자베스 여왕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적었다.

또 다른 조문객은 "우리 나라(영국)에 헌신한 엘리자베스 여왕은 사랑과 존경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적었다. 이밖에도 조문객들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당신을 그리워할 것이다", "위대한 생을 살다 가신 여왕을 기억할 것" 등 추모글을 썼다.

16일 오전(현지 시간) 영국 런던 시내 한 슈퍼마켓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관련 기사와 사진을 실은 신문, 잡지가 놓여 있다. 2022.9.1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인근 상점의 신문 가판대에는 엘리자베스 여왕을 커버에 싣은 타블로이드로 가득했다. 영국의 헬로(HELLO!) 잡지는 여왕의 사진을 1면에 담으며 "엄청난 사랑을 받은 군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에 영국인들은 슬픔으로 통합됐다"고 적었다.

헬로는 이번 1755호 잡지를 여왕의 생애를 다루는 스페셜 에디션으로 발간하면서 116개 페이지를 통해 여왕의 일생과 업적을 돌아봤다.

헬로의 편집장인 로지 닉슨은 "이렇게 오랜 기간 영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킨 인물은 엘리자베스 여왕이 처음이다. 여왕은 세계적 대유행 기간 국가를 하나로 통합한 인물은 엘리자베스 여왕이었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여왕의 서거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민들 대다수는 감정을 억제할 수 없는 슬픔에 잠겼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그 무엇과도 '대체할 수 없는(irreplaceable)' 인물이며 국가가 이 막대한 손실을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베스트(BEST) 잡지는 "우리 모두는 여왕의 서거 소식이 임박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막상 여왕이 서거하면서 국가는 슬픔에 빠졌다. 엘리자베스 2세와 같은 여왕은 절대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는 우리의 '플래티넘 퀸'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21살에 즉위하면서 '나의 생이 짧든 길든 평생을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고 위대한 황실에 헌신할 것임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여왕의 생은 길었고 그의 업적은 대단했다"고 강조했다. 

16일 오전(현지 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이 안치된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홀로 입장하기 위해 추모객들이 카운티 홀 앞에 줄 서 있다. 2022.9.1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S)가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대기 줄 상황. 현재 조문객의 입장이 불가한 상황이다. (DCMS 유튜브 갈무리)


지난 14일 오후부터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관을 대중에 공개하는 '일반 공개(Lying in state)'가 런던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진행 중이다. 여왕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고하고자 세계 각지에서 추모객들이 모여들고 있는 상황.

일반 시민 추모가 시작된 지 사흘째로 접어든 가운데 조문 대기 줄은 약 8㎞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대기 줄이 한계에 도달했고 입장이 현재 일시 중지된 상태다.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더는 줄을 서지 말아달라"고 안내했다.

런던의 정부는 19일 국장을 앞두고 경찰을 시내 곳곳에 경찰을 배치하며 중심가 도로를 통제한 상황이다.

한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8일 96세로 서거했다. 여왕의 서거로 사후 공식 계획인 '런던 다리 작전'이 개시됐으며 19일 오전 11시 국장이 실시된다. 

16일 오전(현지 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이 안치된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홀로 입장하기 위한 추모객들이 줄 서 있다. 2022.9.1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16일 오전(현지 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이 안치된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홀로 입장하기 위한 추모객들이 런던 아이를 배경으로 줄 서 있다. 2022.9.1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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