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인들 英여왕 분향소에 장사진…사실상 반시진핑 시위

홍콩인들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서거에 깊을 애도를 표하고 있는 것은 베이징에 대한 실망 때문이며, 사실상 반시진핑 시위라고 영국 BBC가 15일 보도했다.

홍콩인들은 홍콩의 영국 영사관 앞에 설치된 추모 공간에서 수 시간을 기다리며 영여왕의 서거에 애도를 표하고 있다.

시민들은 꽃을 헌화하는 것은 물론 영 여왕의 사진을 들고 나오고 있다.

◇ “여왕 참배하기 위해 4시간 줄섰다” : 한 참배자는 “여왕을 추모하기 위해 4시간 정도 줄을 섰다”고 말했다.

한 부모는 7개월 된 딸을 영국의 국기인 유니언 잭으로 감쌌다.

이는 다른 영연방 국가와는 사뭇 대조되는 반응이다. 캐나다 등 일부 영연방 국가는 이번 기회에 군주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영 여왕의 서거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홍콩은 다르다. 여왕의 서거에 진심어린 애도를 표하고 있다. 이전에 홍콩인들은 영 여왕에 대한 충성심이 거의 없었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 홍콩인들 "중국에 반환되기 전이 좋았다" : 이는 베이징이 향후 50년 간 일국양제를 약속해 놓고 이를 어기고 홍콩을 완전 장악해 자유로웠던 옛 시절이 그립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BBC는 분석했다.

현재 호주에 거주하고 있는 전 홍콩 의원 테드 후이는 "홍콩인들이 돌아가신 지도자에게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을 본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이 통치할 당시 홍콩 경제가 좋았고, 교육과 의료시스템이 개선됐으며, 홍콩인들은 법치를 만끽했다”며 “홍콩인들이 옛 시절이 좋았음을 이제야 깨달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시민은 “홍콩이 중국으로 돌아가기 전인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홍콩은 매우 평화로웠다”며 “당시가 홍콩의 전성기였다”고 회고했다.

 

◇ 사실상의 반시진핑 시위 : 어떤 사람들에게는 여왕을 기리는 것이 홍콩 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는 방법인 것 같다.

베이징의 전면적인 국가보안법 실시와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홍콩에서는 사람이 모이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영 여왕 서거를 계기로 사람이 모이고 있다.

자신의 애완견 코기에 유니온 잭이 그려진 옷을 입혀 추모식장에 나온 한 시민은 "영 여왕에 대한 애도가 시진핑을 반대하는 정치적 표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홍콩인들이 영 여왕을 추모하면서 시진핑 주석에게 경고장을 날리고 있는 것 같다고 BBC는 전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