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아동병원에서 후각 장애 소아 코로나 환자에 향기 치료
- 21-03-30
오렌지, 유칼립투스, 라벤더, 박하 향기 등 활용
콜로라도·시애틀 어린이병원서 3개월간 실시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앓고 후각장애를 겪는 소아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클리닉을 운영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비영리 의료매체 KHN은 미국 콜로라도어린이병원과 시애틀어린이병원 의료진이 코로나19로 후각을 잃은 소아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특정 향기를 이용한 '후각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훈련에 참가할 소아 환자들은 3개월 동안 부모를 따라 병원을 방문해 집에서 하루 2번 후각 훈련을 할 수 있는 에센셜오일 묶음을 받아간다. 에센셜오일은 오렌지, 유칼립투스, 라벤더, 박하 등의 향기가 나는 에센셜오일로 구성됐으며 의료진은 매월 정기적으로 환자들의 상태를 확인한다.
향기를 이용한 후각 치료 또는 후각 훈련으로 알려진 이 치료법은 성인들을 대상으로는 이미 임상적으로 어느 정도 효과가 입증됐다. 다만 의료진은 이 방법이 어린 환자들에게는 효과가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데이터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 치료법은 질병으로 후각 장애를 겪은 성인 환자들에게 이미 사용되고 있는 방법이다. 주로 알츠하이머 병과 신경계 장애, 비강(콧속) 공기 흐름을 차단하는 종양 또는 코로나19를 포함한 여러 바이러스로 후각을 잃은 성인 환자들이 후각 회복을 위해 훈련한다.
의료진이 먼저 환자들의 후각을 검사한 뒤 성인 환자들에게 특정 향이 있는 에센셜오일 세트와 집에서 코를 훈련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지침을 제공한다. 환자들은 보통 몇 주에서 몇 개월 동안 하루에 두 번 오일 향을 맡는 훈련을 한다. 이 훈련과정이 끝나면 의료진이 다시 환자들을 검사해 후각 장애의 개선 여부를 측정하는 것이다.
KHN에 따르면 콜로라도어린이병원의 후각장애 클리닉은 이미 지난 10일 문을 열고 이 훈련에 참가할 환자를 모집 중이다. 현재까지 5명의 어린 환자들이 코로나19 선별 검사를 받았으며 1명이 등록한 상태다. 시애틀어린이병원의 후각장애 클리닉은 올봄 안으로 치료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다.
물론 현재까지의 사례를 보면 소아 환자들은 성인들에 비해 코로나19에 걸리거나 후유증을 겪을 가능성이 훨씬 적다. 그러나 의료진은 최근 소아 코로나19 환자들의 수가 꾸준하게 증가하는 만큼 이전보다 후각장애 같은 코로나19 후유증을 겪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요란다 홀러 메나간 노스웨스턴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신경과 교수는 "이 훈련법이 어린 환자들에게 효과가 없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후각 신경은 6~8주마다 재생될 수 있는데 후각 신경이 치유됨에 따라 이 훈련법이 후각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의료진은 이 후각훈련을 어린 환자들에게 맞게 좀 더 인식하기 쉬운 향기로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령 성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사용하는 향기 중 클로브(정향) 같은 일부 향신료는 어린 환자들이 구별하기 힘들 수 있으며 맡은 향을 말로 표현하거나 못 맡는 향을 인식하기에 너무 어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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