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콘텐츠 세계화 초석되길"…이정재·황동혁, 에미상 주역들이 전한 진심
- 22-09-14
'오겜', 74회 에미상서 이정재 남우주연상·황동혁 감독상
'오징어 게임'이 미국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2관왕을 차지한 가운데, 이러한 영광의 주역들이 소상히 소감을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오징어 게임'의 주역들은 한국의 관객들과 시청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며 이번 수상이 한국 콘텐츠들의 세계화의 초석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13일(한국시간, 현지시간 12일)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JW 메리어트 LA 라이브에서는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Primetime Emmy Awards, 이하 에미상)에서 감독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오징어 게임'의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기자간담회에는 김지연 대표, 황동혁 감독, 배우 이정재, 정호연, 오영수, 박해수가 참석했다.
먼저 이날 드라마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정재는 "저희 황동혁 감독님과 김지연 대표님, 넷플릭스 관계자 분들, 배우, 스태프들이 굉장히 열심히 했다는 표현보다 딱 맞는 말이 뭘까 생각하고 있다"라며 "나름대로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드리려고 노력했었고, 특히 감독님과 김지연 대표님이 준비해둔 시나리오와 프로덕션 과정이 너무나 훌륭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정재는 "훌륭하게 나온 세트장 안에서 연기를 생동감있게 잘 할 수 있었다"라며 "그런 부분들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촬영은 굉장히 오래전에 끝났지만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라고 얘기했다.
'오징어 게임'에서 상우 역을 연기한 박해수는 일남 역의 오영수와 함께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이날 두 사람 모두 수상에는 아쉽게 성공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박해수는 "이렇게 귀중한 자리에 올 수 있는 것만으로 큰 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라며 "1년 동안 수고해주신 분들이 있어서 이렇게 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긴 시간 감독님, 배우님들과 시상식을 다니면서 큰 자부심을 느꼈다"라며 "저희가 만든 귀중한 작품을 많은 사람들이 귀중하게 보고 있다는 것을 느낀 것만으로 앞으로 저에게 큰 채찍이 될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정재 및 황동혁 감독의 수상 등에 대해 "한국 문화의 역사가 되는 순간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 감사한 상이었다'라며 "고생하신 넷플릭스 분들과 황동혁 감독님, 김지연 대표님이 정말 고생하신 것 같아 감사하다는 말씀드린다"라고 얘기했다.
오영수 역시 "'오징어 게임'이라는 것을 통해서 우리의 문화 수준이 세계적인 반열에 올라서 오늘과 같은 자리가 이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며 "좀 더 국제적인 감각을 가지고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했다.
제작사 싸이엔픽처스 김지연 대표는 "저희가 처음에 '오징어 게임'이라는 작품을 가지고 시리즈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는 외국 사람들도 재밌게 보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생각 그 이상의 반응이 오고 지금 이 자리에 온 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오징어 게임'을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며 "오늘밤 굉장히 꿈을 꾸는 것 같다"라고 했다.
이날 감독상을 품에 안은 황동혁 감독은 "믿을 수 없는 일들이 1년 사이에 저희에게 벌어졌다"라며 "관계자 모든 분들께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됐다, 그 피날레가 에미에서 이뤄져서 뜻깊은 하루였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길고 힘든 하루였는데 '이왕 온 거 여기 온 것만으로 충분하다' '상을 못받아도 모두가 위너'라고 생각했지만 빈손으로 돌아가면 씁쓸해지는 게 사실"이라며 "그래서 에미 트로피를 가지고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돼 너무 행복한 밤이다"라고 말했다.
이정재는 "제가 여기 와서 자주 듣는 질문 중에 하나가 비영어권 콘텐츠로 어떻게 그런 많은 관객분들에게 사랑을 받았느냐였다"라며 "특히 이런 시상식 기간 때는 '비영어권 연기로 주연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제가 대답을 '연기자는 꼭 언어로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방법으로 표현하는 게 많이 있는데 그 중에서 언어가 다르다는 것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이번 '오징어 게임' 성기훈을 통해 수상하면서 증명된 것 같다'고 했다"라며 "작품의 메시지와 주제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게 중요한데 '오징어 게임'이 거기 부합한 것 같아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황동혁 감독은 "올림픽도 아닌데 국가대표가 된 것 같은 기쁨이 있다"라며 "1년의 여행이 잘 마무리가 됐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들과 팬들에게 기쁨과 보답을 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한국 관객 시청자들이 까다로운데 그런 부분이 제가 조금 더 발전하고 나은 작품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라며 "국민들부터 만족시켜야겠다는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김지연 대표는 "지난 1년 동안 이런저런 시상식에서 상을 받을 때마다 정말 많은 분들로 부터 축하의 메시지도 받고 국내에서 나오는 기사를 보고 느꼈던 건 한국 사람들이자기 일처럼 기뻐해주시고 응원을 보내주시는 에너지가 어마어마하다는 거였다"라며 "개인적으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단지 상을 받고 좋다고 끝날 일이 아니라 보다 잘 만들어진 콘텐츠들이 더 세계로 나갈 수 있는 기회의 초석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밝혔다.
황동혁 감독은 마지막으로 "아쉽게도 제가 여기 계시는 세 분이나 시즌1에서 죽여버려서 그게 아쉽고 후회도 되고 다시 살려야 하나 생각도 들고 많은 감정이 교차한다'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이어 "의도치 않게 국가대표처럼 드라마를 대표하는 사람처럼 되어버렸는데 남은 시즌2 더 열심히 만들어서 기대하시는 분들, 기대하시는 많은 한국의 시청자 여러분들, 전세계 모든 분들 실망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또한 "제가 신조처럼 삼고 있는 건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만들고, 사람들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좋아했으면 하는 거다"라며 "앞으로도 제가 좋아하는 작품을 만들거고 그걸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얘기해 의미를 더했다.
앞서 '오징어 게임'은 올해 에미상 및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상에서 총 13개 부문에 걸쳐 14개 후보에 올랐고, 드라마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 및 감독상 등 총 6관왕을 차지했다.
에미상은 주요 배우 및 연출진을 대상으로 하는 프라임타임 에미상과 기술진과 스태프(제작진)에게 수여하는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상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프라임타임 에미상을 보통 '에미상'이라 부른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 7월 진행된 제74회 에미상 및 크리에이티브 아트 에미상 후보 발표 때 에미상에는 6개 부문 후보에 명함을 내밀었다. 드라마 시리즈 작품상에 노미네이트 됐고, 황동혁 감독은 드라마 시리즈 부문 감독상과 각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성기훈 역의 이정재는 아시아인 최초로 드라마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로 선정됐다. 드라마 시리즈 부문 남우조연상 후보에는 한국인 최초로 오영수와 박해수가 나란히 노미네이트됐고, 정호연 배우 역시 한국인 최초로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조연상 후보에 지명됐다. 그중 이정재가 남우주연상을, 황동혁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했다.
또한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상에는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 게스트상의 이유미를 포함해 싱글카메라 시리즈 부문 촬영상(1시간)(이형덕), 메인타이틀 음악상(정재일, 'Way Back Then'), 내러티브 컨템포러리 프로그램 부문 프로덕션 디자인상(1시간 이상)(채경선 외), 드라마 시리즈 부문 싱글카메라 편집상(남나영), 싱글 에피소드 부문 특수효과상(정재훈 외), 스턴트 퍼포먼스상(임태훈 외) 등까지 총 7개 부문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 중 지난 5일(현지시간 4일) 펼쳐진 제74회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상 시상식에서는 이유미가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 게스트상을, 채경선 김은지 김정곤이 내러티브 컨템포러리 프로그램 부문 프로덕션 디자인상(1시간 이상)을, 임태훈 심상민 김차이 이태영이 스턴트퍼포먼스상을, VFX(Visual Effect·시각효과) 팀이 스페셜 비주얼이팩트상을 받는 등 4관왕을 이미 차지했다.
한편 이날 에미상 시상식에서는 '오징어 게임'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들도 포착됐다. 이정재와 정호연은 함께 버라이어티 스케치 시리즈 부문 시상자로 무대에 올랐는데, 이 때 '오징어 게임'에 등장했던 '영희' 캐릭터 인형이 함께 등장하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가 지난해 하반기 선보인 9부작 한국 드라마로 '종이의 집', '브리저튼', '기묘한 이야기' 등 여러 유명 드라마들을 제치고 넷플릭스 TV프로그램 역대 시청 시간, 시청 가구수 순위 1위에 오르며 한국 드라마 저력과 인기를 입증한 바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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