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코로나·독감·수족구 등 감염병 '멀티데믹' 온다

영유아, 소아·청소년, 청장년층 사이엔 이미 독감 유행
개인방역 느슨…진단 감별, 의료 대응 어려워질까 우려
 
올 가을·겨울 코로나19는 물론 인플루엔자(독감), 수족구병 등 2가지 이상 감염병의 트윈데믹(twin-demic, 동시유행), 이른바 '멀티데믹(multi-demic)' 우려가 잇따른다. 그동안 코로나19 유행을 겪으면서 다른 감염병에 걸려본 적 없으니 함께 유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활발해질 가을, 겨울을 앞두고 방역 긴장감은 느슨해졌다고 지적했다. 인플루엔자는 이미 유행치를 넘어섰고 급성 호흡기감염증, 수족구병 등은 활개를 치고 있다.

◇여러 감염병의 동시 유행…응급환자 감별 문제 예상

13일 질병관리청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 소식지(36주차·8월 28일~9월 3일)에 따르면 인플루엔자가 의심되는 환자(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ILI)가 외래환자 1000명당 4.7명으로 집계됐다.

인플루엔자가 의심되는 환자 기준은 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과 더불어 기침이나 인후통을 보이는 경우로 외래환자 1000명당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전국에 유행주의보를 내린다.

의사환자 분율은 5주일 전부터 3.3(32주차)→3.7(33주차)→4.2(34주차)→4.3(35주차)→4.7(36주차)로 꾸준히 늘고 있다. 36주차를 세대별로 보면 1~6세(6.3), 7~12세(5.9), 13~18세(8.5), 19~49세(5.2)에서 이미 2022~2023절기 유행 기준치 '4.9'를 넘어섰다.

최근 5년간 인플루엔자 표본감시감염병 통계정보 (질병관리청 감염병 누리집)

지난 5년간을 비교해도 최근 환자가 폭증했다. 지난 5년간 36주차 기준 의사환자 분율은 4(2018년)→3.4(2019년)→1.7(2020년)→1(2021년)→4.7(2022년)이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인 2020년 이후 급격히 낮아졌다가 올해 들어 다시 상승세다.

영유아나 고령층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성 급성호흡기감염증(아데노·보카·파라인플루엔자·호흡기세포융합(RSV)·리노·메타뉴모·코로나 바이러스) 입원환자도 36주차 665명으로 지난해 94명 대비 7배 늘었다.

손발, 입에 물집성 발진이 0~6세 영유아 사이에서 한여름에 번지는 수족구병은 9월에도 환자가 늘었다. 의심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37명으로 집계됐다. 2017년 이후 가장 많고, 0~6세 1000명당 의심환자는 52.1명이나 된다.

정부의 방역 자문역인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은 "지난 2년 동안 (독감 등 감염병이) 전혀 생기지 않았다. 여러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할 수 있다"며 "열이 나는 환자가 응급실에 왔을 때 감별할 수 있느냐는 문제를 맞닥뜨리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현장 대책 마련하며 예방접종 캠페인 적극 펼칠 때"

전문가들은 여러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면 일상·응급의료에 혼선이 올 수 있고, 코로나19와 다른 바이러스에 동시 감염된 고위험군이 위중해진다고 전망했다.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는 발열·호흡기 증상이 유사해 감별하기가 어렵다는 게 문제다.

정기석 위원장은 "정부와 의료현장이 발열환자들이 많이 왔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며 "특히 고위험군의 신속한 진단과 치료, 치료제 투여 체계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인플루엔자, 코로나19 각각의 치료제를 빨리 써야 중증이나 사망을 예방한다"며 "RSV의 경우 영유아에서 모세기관지염을 일으켜 중증으로 간다.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어떤 감염병이든 고위험군의 위중증, 사망 예방이 최우선"이라며 "오미크론 개량 백신과 인플루엔자 백신을 동시 접종할 방법이 필요하다. 국민의 접종률을 높이도록 캠페인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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