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부부 초상화 백악관에 내걸려…트럼프가 없앤 전통 복원

바이든, 전통대로 오바마 초청해 초상화 보여주고 공적 찬사

트럼프가 건너뛴 행사 열어줘…바이든이 트럼프 초상화 공개할지도 주목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초상화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공개됐다.

현직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초상화를 보여주며 재임 당시 공적에 감사하는 '초상화 공개 행사' 전통이 부활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행사를 건너뛰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 여사를 초청해 그들의 초상화를 보여줬다.

오바마 부부의 초상화는 로버트 매커디가 각각 한 점씩 그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흰색을 배경으로 회색 정장을 입고 있으며, 미셸 여사는 백악관 레드룸에서 푸른색 드레스를 입고 붉은 소파에 앉아 있다. 사진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초현실주의적인 화풍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초상화를 공개하며 "내가 아는 이들 중에 버락 오바마보다 더 정직하고 품위 있고 용기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8년 동안 당신 곁에 있는 것만큼이나 미국 대통령이 되는 것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됐던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시절인 2009~2017년 부통령을 지낸 바이든 대통령에게 "당신의 품위와 당신의 힘 덕분에, 무엇보다 우리 민주주의와 미국 국민에 대한 당신의 믿음 덕분에, 미국은 당신이 취임했을 때보다 더 잘 살고 있다. 우리 모두 그것에 대해 깊이 감사해야 한다"며 사의를 표했다.

그는 그림을 그려 준 매커디를 향해 "토니 모리슨과 넬슨 만델라의 초상화가 떠오른다"며 "귀를 좀 작게 그려달라고 했는데 거절당했다"고 농담했다.

미셸 여사는 2020년 대선 패배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듯 "우리는 평화적인 권력 이양을 보장하기 위해 취임식을 한다"며 "우리의 시간이 다 되면, 다음 대로 넘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1989년 이후 미국 대통령들은 소속 정당과 무관하게 바로 직전 대통령을 백악관을 초청해 당사자의 초상화 공개 행사를 열어주는 전통을 지켜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조지 W. 부시(아들 부시)를 초청하고, 부시 전 대통령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초청하고, 클린턴은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를 초청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이례적으로 초상화 공개행사를 하지 않았다. 아들 부시와 클린턴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백악관 로비에서 떼어내 창고에 넣어 두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초상화 공개 행사를 열어줄지도 관건이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직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이 사기라고 주장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스튜어트 맥로린 백악관 역사학회 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의 초상화 작업이 초기 단계에 있으며, 작업할 화가를 선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초상화 공개를 위해 적절한 순간을 결정하는 건 백악관에 있는 현직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에게 달려 있지만 정해진 일정은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런 행보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60%가 넘는 높은 지지율 속에 퇴임했으며 지금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일명 '오바마케어'로 알려진 전국민건강보험(ACA) 등의 정책을 홍보하기 위해 백악관에 방문했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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