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도 예상 못한 환율 급등…1400원 돌파 가능성 커졌다

13년5개월 만에 장중 1375원까지 올라…종가도 1371.4원

전문가들, 환율 상승 흐름 지속 전망…대외여건 악화 시 1400원 뚫는다

 

달러·원 환율이 5일 13년5개월 만에 1370원을 돌파하면서 1400원까지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도 최근까지 올 하반기 환율 상단을 1300원대 중반으로 예상하던 것과 달리 1400원대 가능성을 열어두기 시작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8.8원 오른 1371.4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2.4원 오른 1365원에 개장한 뒤 상단을 높여가며 장중 1375원까지 올랐다.

이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4월1일 장중 고점(1392원) 이후 13년5개월 만에 최고다. 지난 2일 기록한 장중 연고점(1363원)을 경신한데 이어 4거래일째 연고점을 이어갔다. 종가 기준으로도 2009년 4월1일 1379.5원 이후 최고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심리적 저항선인 1300원이 뚫리자 최근까지 연내 환율 상단을 1350원대 중반으로 예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 등에 따라 상단을 올린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정점 등이 확인되면 다시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대외여건이 급변하면서 전문가들의 전망도 달라졌다. 최근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 등에 따라 금리 인상이 이어질 거란 우려가 커졌고, 러시아가 유럽으로 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에너지 위기 문제가 발생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주요도시가 봉쇄돼 달러 강세가 심화됐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면서 전문가들은 환율 전망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하반기 환율 상단이 1400원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송승우 크레스트아시아자산운용 대표는 "미국은 자이언트 스텝이 유력한 상황인데 우리는 빅스텝 하기가 어렵고, 연속 금리 인상만으로도 부담이 크다"며 "원화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듯 하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중국 위안화를 유념해서 봐야 한다"며 "위안화 약세는 지속되고 있고 주요 도시 봉쇄로 가속화될 전망인데, 위안화가 7위안이 무너지면 원화도 한 차례 레벨 다운 되면서 1400원을 찍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상단으로 1400원 돌파 가능성이 커졌다"며 "미국 금리 인상과 유럽 에너지 문제,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에 따른 도시봉쇄 등 대외 여건이 맞물리면서 그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환율 흐름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내년까지 미국의 금리 인하 기조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원화나 위안화 같은 위험선호 통화 약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3분기 내에는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지금 이 수준은 과열된 부분이 있다"며 "우리나라의 펀더멘털 약세 등이 원인이라기 보다는 지속적으로 상승에 대한 베팅이 들어왔기 때문에 달러에 대한 강세 기대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로 인해 환율이 1370원도 돌파했는데, 달러 강세 기대가 어디까지 지속되고 당국이 어느 레벨까지 허용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당국도 달러 강세 압력이 지속되면 수입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구두개입성 이상의 조치를 통해 막아낼 가능성이 있고, 그 레벨이 1400원일지 1450원일지는 당국의 판단이지만 무한정 상승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강조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9월에도 강달러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본다"며 "미국경제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지만 연준의 긴축 스탠스와 유럽 경제의 부진한 상황 등이 달러 강세를 유도할 것이고, 수급 쏠림을 감안하면 환율 상단은 140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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