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 떠난 'S펜'…갤S22 울트라 이어 '폴드'에도 내장될까

폴더블폰 두께 경쟁력이냐 S펜 내장이냐 딜레마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최적의 선택 고민 중"

 

'갤럭시Z 폴드'는 '노트'의 유산을 품을 수 있을까.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에 S펜을 내장해달라는 요구에 응답했다. 이용자 수요가 높은 만큼 연구를 진행 중이지만, '폴드'의 두께를 줄이는 과정에서 딜레마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 2022'에서 열린 삼성전자 기자 간담회에서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전략제품개발팀장(부사장)은 "S펜을 (폴드에) 내장해달라는 피드백은 계속 받아왔고 (이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상징이었던 S펜은 '노트'의 단종과 함께 자연스레 다른 모델로 이식됐다. '갤럭시S' 시리즈에는 지난해 1월 '갤럭시S21 울트라'에 처음 적용됐으며, '폴드' 시리즈에는 같은 해 8월 '갤럭시Z 폴드3'에 도입됐다.

그러나 온전히 '갤럭시노트'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는 내장형 S펜이 적용된 건 올해 2월 '갤럭시S22 울트라'가 처음이다. 그간 이용자들은 S펜이 적용된 모델들이 내장형 수납 공간을 지원하지 않아 '노트' 특유의 S펜 일체화 경험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해왔다.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1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갤럭시 언팩 2022' 행사에서 '갤럭시 S22 울트라'(왼쪽)와 '갤럭시 S22'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2.2.10/뉴스1


이 같은 수요에 응답하듯 올해 S22 울트라 모델에는 S펜이 내장됐고, '울트라' 모델은 '노트'의 공백을 채우며, S22 시리즈 판매량을 견인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국내 갤럭시 S22 시리즈 사전 판매 당시 울트라 모델은 약 60%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달 출시된 '갤럭시Z 폴드4'에는 폴드3와 마찬가지로 S펜이 적용됐지만 내장되진 않았다.

이에 대해 최원준 부사장은 "두 가지 정도가 극복해야 할 문제인데, 하나는 S펜이 더 얇아져야 내장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필기감이 안 좋아지는 문제가 있다"며 "둘째로 S펜 내장 대신 단말기를 더 얇게 만들어달라는 요청도 있어 둘 사이의 최적점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최 부사장은 S펜을 폴더블폰에 적용하는 것 자체가 힘든 과제였다고 밝혔다. S펜의 움직임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주는 '디지타이저'(digitizer)가 소재 특성상 접히지 않는다는 게 최대 난제였다.

최 부사장은 "(S펜을) 폴더블폰에 적용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며 "처음에는 디지타이저를 작게 만들려다가 실패하고 나중에는 두 개로 나눴다"고 설명했다.

또 "두 개 디지타이저 사이 갭은 AI 기술로 극복했다"며 "접으면 원상태로 돌아가려고 하는 디지타이저를 자석으로 잡아줘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S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해 새로운 자성을 적용해 S펜을 구현했다"고 덧붙였다.

커버 디스플레이에도 S펜을 적용해달라는 요구에 대해선 "기술적으로는 할 수 있지만, 디지타이저가 커버 디스플레이에도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커버가 좀 더 두꺼워지는 문제가 생긴다"며 "두께를 더 두껍게 하는 게 최적의 선택인지 고민 중이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의 진입장벽으로 꼽히는 무게와 두께를 줄이기 위해 힌지 설계를 개선하는 등 노력을 지속해왔다. 그 결과 폴드4의 접었을 때 두께는 전작 14.4~16㎜에서 14.2~15.8㎜로 얇아졌다. 펼쳤을 때 두께는 6.3mm에 불과하다. 7.6mm 수준인 '갤럭시S22'보다 얇다. 이처럼 두께를 줄이는 과정에서 S펜 내장은 딜레마가 되고 있는 모습이다.

갤럭시S22 울트라에는 갤럭시노트 시리즈처럼 S펜 내장형 수납 공간이 적용됐다. 2022.2.10/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그러나 S펜이 삼성 스마트폰에 갖는 상징성은 크다. 스타일러스 펜을 버리고 스마트폰의 시대를 연 아이폰과 정반대의 길을 걸으며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선보인 덕에 갤럭시S 초기 아이폰 카피캣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S펜은 삼성전자만의 스마트폰 정체성을 다져나가는 데 주효한 역할을 했다.

여기에 확장된 화면을 통해 일반 스마트폰과 차별화된 생산성을 제공하는 폴더블폰의 특성상 S펜과의 결합은 필연적이다. 이에 따라 두께냐 S펜 내장이냐에 대한 삼성의 고민은 추후 폴더블폰 설계 개선 과정에서 타협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S22 시리즈 출시 직전인 지난 1월 "갤럭시노트와 S펜이 제공하는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기능 등에 열광하는 팬들이 적지 않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는 이러한 여러분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고, 귀 기울여 듣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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