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심포지엄 연설…"당분간 제약적 정책스탠스 유지 필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26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물가오름세)이 통제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일정 기간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확인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와이오밍주(州)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물가 안정은 연준의 책임이며, 우리 경제의 기반으로서 역할을 한다"고 물가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물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선 "당분간 제약적인 정책 스탠스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언급은 물가오름세를 잡기 위해선 경기 둔화를 감수하고서라도 높은 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을 회복하는 데엔 시간이 좀 걸릴 것이고,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더 잘 맞추기 위해 우리의 도구를 강력하게 사용해야 한다"면서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선 추세 성장을 밑도는 지속 기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준이 지난 6월과 7월 두 차례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을 밟은 데 이어 9월에도 비슷한 수준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전망되고 있다.

현재 연준 내에선 9월에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주장하는 매파적 목소리가 나오지만, '빅스텝(0.5%포인트 인상)'에 그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파월 의장은 "높은 금리는 성장을 둔화시키고 약한 노동시장 상황은 인플레이션을 완화시키겠지만, 가계와 기업들에겐 약간의 고통을 줄 것"이라며 "이것들은 물가상승률을 감소시키는 불행한 비용들이지만, 물가 안정을 회복하지 못하면 훨씬 더 큰 고통을 의미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최근의 경제 데이터는 미국의 경제가 계속해서 강력한 기저 모멘텀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고, 노동시장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노동자의 수요와 공급에 있어선 분명히 균형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월보다 0.1% 하락하는 등 인플레이션 수치들이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데 대해 "확실히 환영할 만하다"고 평가하면서도 7월 지표만으로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는 확신을 갖는 데엔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제한적 정책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월 의장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인상 폭에 대한 전망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지난 7월 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했던 발언을 반복했다.

그는 9월 금리인상 결정과 관련해 자신이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다음 회의에서 또 한 번 이례적으로 큰 폭의 금리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었다"고 상기시킨 뒤 "(9월 금리 결정은) 새로 들어오는 데이터 전체와 진화하는 전망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시점엔 통화 정책 기조가 더욱 긴축됨에 따라 (금리)인상과 물가안정 회복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해질 것 같다"고 하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올해 들어 연속적인 인상으로 2.25∼2.5%까지 올라간 미국의 기준금리는 중립금리 수준에 가까워진 것으로 평가되지만 "멈추거나 쉬어갈 지점이 아니다"라며 당분간 제한적 정책 기조의 유지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역사적인 기록은 너무 이른 완화 정책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를 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파월 의장의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은 역대 연준 의장의 연설 가운데 이례적으로 짧았다고 미 언론들은 평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