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대만해협서 서로 '살라미' 전술…"평화적 결론 도달 어려울 듯"

살라미 전술로 대만해협 상황 바뀌었지만 美·中 동의 안해 

상대방 살라미 전술 상쇄 위해 다른 살라미 전술 펼쳐

 

대만 해협 긴장 고조와 관련 미국과 중국이 서로 네 탓 공방만 벌이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고위급 인사를 대만에 보내 점진적으로 독립 세력에게 잘못된 신호를 주고 있다고 비판을, 미국은 중국이 대규모 군사훈련을 통해 대만 무력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양측이 각각 하나의 과제를 여러 단계로 세분화해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이른바 '살라미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과 미국은 대만해협 상황이 이른바 살라미 전술을 통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것에 동의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그러면서 미국, 중국, 대만이 각각 현 상황에 대해 상대 탓을 하고 있어 평화적 결론에 도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5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방문한 캄보디아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고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평화적이었고 미국의 대만 정책에 있어 어떤 변화도 의미하지 않는다"며 "중국은 대만해협 주변에서 도발적인 군사행동을 증가시키기 위한 구실로 이번 방문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중국 군사전문가인 리 렉시옹은 SCMP에 "뉴노멀 대 또 다른 뉴노멀, 살리미 대 또 다른 살라미"라며 "한쪽은 다른 쪽의 살라미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다른 살라미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간선을 넘은 중국의 군사행동은 대만 관리들이 미국 정치인들과 만나는 외교적 살라미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대만해협 현상 유지 주장에 대해 군사적 균형과 규칙이 바뀌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대만의 관점에서 볼때 중국의 군사 활동의 상시화로 현재 상황이 바뀌었으며, 중국의 관점에서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92컨센서스에 대해 아무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상황이 변했다고 했다. 

그는 미국, 중국, 대만은 현재 현상의 의미에 대해 서로 다른 목적으로 대화하고 있으며 평화에 도움이 되는 결론에 도달할 것 같지 않다고 했다.

미국 싱크탱크 독일마셜펀드 보니 글레이저도 최근 영국 가디언에 "바이든 정부는 말로는 계속해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인정하고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미국이 하는 다른 일들이 있다. 살라미를 자르듯, 법적으로 독립한 대만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지난 4일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대만 주변 해·공역에서 전례 없는 규모의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중국은 중국과 대만의 사실상 경계로 간주되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100회 이상 침범했고,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은 계획된 훈련이 종료된 후에도 거의 매일 중간선을 넘었다. SCMP는 중국의 이런 행동은 군사력 과시뿐 아니라 대만에 대한 정치적 통제권을 주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셰린 리 스웨덴 국방대 강사는 SCMP에 "중국군이 주둔을 일상화하는 것은 대만이 중국의 관할권 아래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부"라며 "그렇기 때문에 대만에 입장에서는 더 위험하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훈련은 "중국이 공격하면 미국이 개입할 것이라는 기대를 누그러뜨리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리시 전 대만해군사관학교 교관은 중국의 중앙선 침범은 대만군, 정부, 국민들에게 압력을 가할 것이라며 군사적인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을 증가시킨다고 했다. 이어 중국군은 대만 주변에서 훈련을 마치면 정규화된 순찰과 교전 준비를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쑤쯔윈 대만 국방안보연구소 연구원은 대만은 중국의 함정과 항공기를 자체적으로 저지할 것이라면서도 최후의 방어적 대응으로 공격할 수도 있다고 했다. 쑤 연구원은 중국도 군사훈련에 신중해야 한다며 이는 대만에 더 많은 국제적 지지와 관심을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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