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가구 묻어 있다 검출…"감염 위험은 낮아"

PCR 검사 양성 나왔지만 배양은 안돼…"밀접한 신체 접촉으로 전파"

전세계 95개국, 4만건 넘어…미 정부, 백신 180만회분 추가구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희귀 감염질환인 원숭이두창 확진자의 가정에 있는 가구와 담요 등에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보고해 물건 표면을 통한 감염 우려가 나왔다. CDC는 다만 가구 등에서 수집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복제되지 않았다며 바이러스가 직접적인 신체 접촉을 통해 전파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미국 정부는 자국 내 원숭이두창 감염 확산규모가 커지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백신 180만회를 추가로 구매했다.

◇옷, 소파, 가구 등 집안물건 10개 중 7개 표면에서 바이러스 감출…"전파력은 없어"

미국 CDC는 지난 19일 '질병발병·사망률 주간보고서(MMWR)'를 통해 유타주에서 보고된 원숭이두창 확진자 2명의 가정에 있는 여러 물건 표면에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유전물질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동거중이던 두 환자 모두 피로와 통증 등 전구증상이 있었으며 증상이 나타나고 1~2주 뒤 전신에 발진 등 병변이 발생했다. 환자 한 명은 증상 발현 후 30일, 다른 한 명은 약 22일 뒤 회복했다. 

유타주 보건당국은 환자가 접촉한 가정용품의 오염 여부·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여러 물건을 수집해 표면을 면봉으로 닦은 뒤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옷, 소파, 가구, 담요 등 다공성 물체 표본 30개 중 21개(70%) 표면에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양성 판정이 나왔다. 또 손잡이나 스위치, 변기, 마우스, 수도꼭지, 커피메이커, 리모컨 등 비다공성 물체 25개 중 17개(68%)의 표면에서도 PCR 검사 결과,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하지만 표본에서 채취한 바이러스를 실험실에서 배양한 결과 모든 표본에서 바이러스 증식은 나타나지 않았다. 

해당 결과에 대해 CDC는 보고서에서 "가정환경에서 어느 정도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오염이 발생했다"면서도 "시간이 지나면서 또는 집안을 청소하거나 소독하면서 화학적 또는 환경적으로 바이러스를 비활성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정환경에서 원숭이두창 간접전파 가능성에 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이클 오스터홈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감염병연구정책센터(CIDRAP) 소장은 이번 CDC 보고에 대해 "환자는 하루에 샤워 1~2회, 10회 이상 손씻기를 했고 매주 침구류와 의복을 세탁하고 집안을 청소했다고 보고했지만 오염이 발생했다"면서도 "물체 표면을 통해 원숭이두창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미국 내 원숭이두창 감염 1만5432명…백신 180만회 추가도입

한편 미국 내 원숭이두창 확산이 늘어나면서 이달 초 미국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원숭이두창 백신 180만회분을 추가로 구매했다.

CDC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원숭이두창은 전 세계 95개 국가에서 확진자 4만2954명이 보고됐다. 미국 내 확진자가 1만5432명으로 가장 많으며 이어 스페인 6119명, 브라질 3450명, 독일 3295명, 영국이 3081명을 기록해 상위 5개 국가에서 전체 확진자 중 73%를 차지했다. 이날까지 원숭이두창으로 인한 사망 사례는 12건이 발생했다.

국내에서는 6월 22일 독일에서 입국한 뒤 감염이 확인된 첫 확진자가 지난달 8일 퇴원한 이후 새로 보고된 감염환자는 없다. 정부는 해외에서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이 여전히 있는 만큼 위기 단계를 '주의'로 유지하고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지역방역대책반 운영을 통해 비상방역체계를 이어가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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