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검토 중"…삼양식품 "상황 예의주시"

농심 2분기 국내시장 적자에…새우깡도 5개월만에 재인상

농심이 1년 만에 라면값 재인상 카드를 꺼내면서 오뚜기와 삼양식품 등 다른 라면업체들도 '도미노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자 정부가 물가 상승을 부담스러워 하는 상황에서 업체들이 가격을 올리거나 검토중인 것은 원재료비 급등을 더 이상 버티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농심은 9월15일부터 라면 26개 품목의 출고가격을 평균 11.3% 올린다고 24일 밝혔다. 

주요 제품인 신라면과 너구리는 각각 10.9%, 9.9%씩 인상된다. 대형마트에서 봉지당 평균 736원에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의 가격은 약 820원으로 조정될 전망이다. 

농심은 지난해 8월에도 신라면 출고가를 7.6% 올리면서 봉지당 676원에서 736원으로 올린 바 있다. 

농심의 가격 인상으로 라면업계 가격 줄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에도 오뚜기를 시작으로 농심과 삼양식품이 가격을 조정했다. 

오뚜기는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뚜기 관계자는 "원부자잿값 인상에 따른 가격 조정에 대해 공감은 한다"며 "(가격 인상을)검토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시기와 인상폭 등이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의 경우 아직 가격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다만 가격 인상 요인이 다양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올해 4월 이후 국제 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고 환율이 상승해 원가부담이 커져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올해 2분기 이후 국내 협력업체의 납품가를 인상하면서 농심의 제조원가 부담은 더욱 가중됐다. 실제로 소맥분, 전분 등 대부분의 원자재 납품 가격이 인상됐다. 농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라면 및 스낵제조용 원재료 매입액은 지난해 반기 기준 3846억원에서 올해 4864억원으로 26% 증가했고, 포장재를 비롯한 라면 및 스낵제조용 부재료 비용도 1794억원에서 2137억원으로 19.1% 늘었다.

아울러 지난 2분기 24년 만에 국내시장 적자를 기록하자 곧바로 수익성 개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라면뿐 아니라 스낵류도 약 5개월 만에 가격을 재인상한다. 23개 브랜드 가격을 평균 5.7% 올린다. 새우깡의 출고가격을 6.7% 올리면서 대형마트 판매 가격은 1100원에서 약 1180원으로 조정될 전망이다. 

농심 관계자는 "그간 라면과 스낵 가격이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내부적으로 원가절감과 경영효율화를 추진하는 등 원가인상 압박을 감내해왔지만, 2분기 국내에서 적자를 기록할 만큼 가격조정이 절실한 상황이었다"며 "협력업체의 납품가 인상으로 라면과 스낵의 가격인상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소비자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고려해 추석 이후로 늦췄다"고 설명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