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 근무 애플 직원들 사무실 복귀 반대 청원…"근무지 유연화"

애플 직원모임 '애플투게더' 직원 서명 취합중

 

애플 직원들이 다음달 사무실로 복귀하라는 회사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지난 2년 넘는 기간 동안 실시한 유연 근무제로 "탁월한 성과"를 이뤄냈다고 직원들은 강조했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플 직원모임 '애플투게더'는 "유연한 근무지"를 요구하는 내부 청원서를 배포하기 시작했다.

이번 청원서는 지난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위치한 본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다음달 5일부터 최소 주 3일 사무실로 출근하라는 지시를 내린 데에 따른 대응이라고 FT는 전했다. 쿡 CEO는 "우리 회사의 핵심인 대면의 공동작업" 정신을 보존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직원들은 근무지를 포함한 근로환경을 "직속 상사"(immediate manager)와 논의할 수 있도록 회사가 허용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근로환경은 "고위 관리자의 승인" 혹은 "복잡한 절차"의 대상이 아니라고 직원들은 강조했다.

쿠퍼티노 본사의 하드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는 한 직원은 FT에 애플투게더가 이번주 직원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며 서명 인증작업을 마치고 임원급에 청원서와 서명이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과 구글을 비롯한 실리콘밸리의 주요 기술업체들은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3월부터 재택 근무제도를 실시했다. 심지어 일부 직원들은 연봉 차감 없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도 허용됐다. 근로자들이 코로나19 이전처럼 출근을 해야할지를 놓고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부 기업들은 유연한 근무 정책으로 인재들을 끌어 들이고 있다.

음원재생업체 스포티파이는 지난해 "어디에서든지 일하기"(Work from Anywhere)라는 정책을 도입해 직원들이 일하는 장소를 "선택할 자유"를 부여해 일과 개인생활의 균형(워라밸)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기차 테슬라는 물리적 출근을 강행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원격근무는 더 이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월 직원들에게 "특별히 예외적 기여자를 제외하고" 직접 물리적으로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직원들은 "그만뒀다"고 간주될 것이라고 밝혔다.

쿡 CEO는 머스크처럼 강압적이지 않지만 2021년 6월 이후 지속적으로 직원들을 사무실로 다시 불러 들이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애플은 이번 팬데믹 동안 급성장했는데 시가총액이 팬데믹 이전인 2020년 2월 1조 4000억달러에서 오늘날 2조8000억달러로 커졌다. 일부 직원들은 재택 근무가 업무 성과를 저해하지 않았다고 자평한다.

애플 내부 메신저 슬랙에는 '원격근무찬성' 그룹에 1만명 넘는 직원들이 가입됐다. 기술직원들의 익명 메신저 플랫폼인 블라인드에서 사무실 복귀는 애플 직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고 많이 언급되는 이슈라고 FT는 전했다.

직원들이 사무실 복귀를 반기지 않으며 애플도 다소 유연한 출근제도를 제안했다. 지난 6월 쿡 CEO는 직원들에게 월요일, 화요일, 목요일 출근할 것을 요구했지만 지난주 메모에서 화요일, 목요일 출근하되 나머지 하루는 개인팀별로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애플투게더는 청원서에서 "애플이 더 다양하고 성공적 회사를 일궈내려면 유연근무를 금지할 것이 아니라 장려해야 한다"며 성공적 회사는 "우리가 함께 '다르게 생각하기'를 편안하게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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