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푸틴 브레인 딸 사망 배후로 우크라 지목…英언론 "신빙성 부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로 불리는 철학자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 다리야 두기나가 차량 폭발사고로 숨진 것을 두고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배후로 우크라이나인을 지목한 가운데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 같은 FBS의 추정에 신뢰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FSB는 22일(현지시간) 이번 범죄는 우크라이나 측이 계획적으로 저질렀다면서 범인은 1979년생 우크라이나인 '보브크 나탈리야 파블로브나'라고 특정했다. 

FSB는 보브크가 12세 딸 샤반 소피아 미하일로브나와 함께 지난 7월23일 러시아에 도착, 두기나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같은 아파트를 임대했다고 전했다. 이들 모녀는 두기나를 감시하고자 미니 쿠퍼를 사용했으며 범행 당일에는 두기나가 참석한 음악 축제에 들렸다고 전했다. 현재 이들 모녀는 에스토니아로 도피한 것으로 FSB는 봤다. 

그러나 가디언은 "(FBS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들 모녀는 러시아에서 피난처를 찾거나 우크라이나 점령 지역에서 강제 추방된 수십만 명의 우크라이나인 중 한명으로 가장해 탈출할 때까지 러시아 보안 기관에 발각되지 않고 이 모든 일을 수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FBS의 추측이 사실일 경우,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에 들어와 이같은 범행을 저지르고 또 러시아를 빠져나갈 때까지 이를 발견해내지 못한 러시아 측 보안에도 문제가 있다는 취지다.

또 가디언은 "FBS의 주장은 극도의 회의론에 직면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두긴은 주변 인물에 불과하고 이러한 임무를 수행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이번 사건에 대한 어떠한 개입도 강력히 부인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측에서 범행을 벌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으면서도, 다만 FBS가 이전의 살인 사건들과 달리 이번 사건에서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수사하는 점이 의심스럽다고도 주장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9시30분께 두긴의 딸 두기나가 몰던 도요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강한 폭발음과 함께 산산 조각났다. 두기나는 현장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긴과 두기나는 모스크바 외곽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가 함께 차에 탑승할 예정이었으나 두긴이 다른 차에 타면서 두기나는 아버지의 차량을 몰게됐다. 이 때문에 당초 두긴을 노린 테러가 아니냐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두긴은 러시아의 극우 사상가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심하도록 한 '정신적 안내자'라는 평을 받는다. 특히 지난 1997년 '지정학의 기초 : 러시아의 지정학적 미래'라는 책을 펴냈는데, 이 책에서 두긴은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에 재흡수할 것을 주장했다. 

두긴의 딸 다리야는 1992년생으로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 아버지의 사상을 토대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해왔다. 미국은 지난 3월 다리야를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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