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한인 사망하자 장례식장에 인종차별편지…"아시아인 한 명 줄었네"

애틀란타 총격 사건 엿새 만에 발생…당국 수사 중

 

미국에 사는 한인 가족이 숨을 거둔 아버지를 향한 인종차별적 편지를 받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 노인전용 거주지 레저월드에 사는 최용(82)씨는 지난 22일 편지를 한 통 받았다.

편지 봉투 소인에는 사흘 전 치러진 남편 최병(83)씨의 장례식과 같은 날짜가 찍혀 있었다. 최병씨는 지난달 24일 골수결핵으로 사망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지난 19일에서야 장례를 치렀다. 

최용씨의 딸이 낚아채 뜯은 봉투 안에는 경멸의 언어가 적힌 노란 공책 속지가 있었다.

"이제 최병이 사라졌기 때문에 레저월드에서 견뎌야 하는 아시아인이 한 명 줄어들었다. 너네 못난 아시아인들은 우리 미국 사회를 장악하고 있다! 이것은 여기 사는 모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 조심하라! 짐을 싸서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21세의 백인 남성이 4명의 한인을 비롯해 8명을 총격한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엿새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딸 클라우디아 최(46)는 WP에 문자 메시지로 편지 사진을 받았을 때 놀라기보다는 짜증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내 아버지의 죽음을 축하하기 위해 이용했고, 아버지의 장례식이 거행되는 날 그것을 어머니에게 보냈다"고 말했다. 

또한 아버지의 부고가 레저월드 신문과 웹사이트에만 실렸기 때문에 같은 단지에 사는 은퇴자로부터 온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클라우디아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서 '차이나 바이러스', '쿵 플루(kung flu)'와 같은 문구를 사용하자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태도가 변화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인디애나주에서 자란 클라우디아가 들어왔던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와 같은 말과 비슷했다.

한국 재무부에서 일하던 최병씨는 미국으로 이민와 오하이오주의 센트럴주립대학교에서 회계학을 공부했다. 병원에서 회계를 맡는 등 여러 직업을 전전 하다가 인디애나주로 이주해 아내와 함께 중국 음식점을 운영했다.

정정했던 아버지의 죽음은 가족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클라우디아는 "건강이 안 좋은 어머니는 슬픔에 잠겨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딸이 어머니가 편지를 받은 즉시 뺏었기 때문에 어머니는 편지를 아직 읽지 못한 상태였다고 한다. 클라우디아는 "편지를 읽거나 보여줘 어머니가 더 슬퍼하게 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것에 대해 당당하게 말하는 것도 아버지를 기리는 또 다른 방법"이라고 말했다. 

지역경찰 등 당국은 익명으로 보낸 편지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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