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배종덕 목사] 내면을 향한 여행
- 22-08-15
배종덕 목사(벨뷰 한인장로교회 담임)
내면을 향한 여행
창세기 1:26~31
‘해리 포터’시리즈의 작가로 유명한 조앤 롤링은 스물 여섯살 시절, 이혼녀에 싱글맘이었으며 런던 거리의 홈리스였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터널 속에 갇혀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던 어느 순간, 조앤은 자신이 살아 있고, 사랑하는 딸이 있으며, 멋진 이야기를 엮어 낼 오래된 타자기가 옆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삶에서 비본질적인 것들을 제거하고 자신을 깊이 응시하며 새롭고도 놀라운 자신만의 길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순간을 고대 헬라어에서는 ‘에피파니’라고 하는데, 이는 ‘신이 자신을 찾는 이에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창세기 1장 27절은 사람에 대해 천명합니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성경은 사람이 본래 하나님의 형상이라고 말합니다. 사람 안에는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위대한 유전자가 숨어 있습니다. 갓난 아기가 엄마의 가슴을 찾아 파고들듯이, 사람의 영혼은 하나님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행복과 자유를 느끼는 것이 사람의 본성입니다.
시인 단테는 그렇게 표현합니다. ‘우리 모두는 인생이라는 여정을 떠난 사람들입니다. 이 여정은 자신이 정말 가고 싶고, 떠난 곳을 더 이상 그리워하지 않을 그런 장소를 향해 가는 마음 가짐입니다. 그럴 때는 내가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이 방향인 동시에 목적지가 되므로 거기에는 깊은 감동이 있습니다.’
산과 하늘이 보고 싶지 않아서 눈을 감을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산과 하늘이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 우리가 내면의 자신, 하나님의 형상을 바르게 보지 못하게 하거나, 보고 싶지 않게 만드는 것들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우리 삶의 군더더기들입니다. 우리가 내면의 깊은 곳에 존재하는 하나님의 형상을 찾아가는 여정은 그 삶의 군더더기들을 덜어내는 과정입니다. ‘우리를 포로 되게 하고, 눈이 멀게 하고, 눌려 있게 만드는 것’들을 덜어내면서 우리는 복음을 만납니다(눅4:18).
인생의 어느 시점에 이르면 외부의 가르침과 환경의 요소를 떠나 스스로 삶의 의미를 추구하고 싶은 욕망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무엇’을 추구하느냐가 아니라 그 무엇을 ‘어떻게’ 그리고 ‘왜’ 하는지가 더 중요해지는 시점입니다. 이때 그 무엇을 빛나게 하는 것은 무엇 자체가 아니라 그 무엇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1969년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면서 화려하게 데뷔한 천재 피아니스트 세이모어 번스타인은 국제적 명성과 연주 활동을 이어가다가 1977년 그가 50세가 되던 날 돌연 은퇴를 선언합니다. 그는 어떤 이유인지 한 순간 명예와 돈을 약속하는 화려한 무대를 떠나 침묵의 삶을 살기로 결정합니다. 현재 나이 95세 그는 뉴욕 원룸 아파트의 작은 주방에서 식사를 하고 접이식 침대에서 잠을 잡니다. 피아노 레슨을 하면서 생활비를 벌면서 평범한 노인의 삶을 이어갑니다. 왜냐하면 음악이 그에게 명성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찾아가는 과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침묵과 공허로 가득한 자신만의 심연에서 음악을 통해 거룩한 길을 묵묵히 걸어갑니다.
미켈란젤로는 그런 말을 남겼습니다. ‘내 손에는 정과 망치가 있다. 나는 이 커다란 돌에서 쓸데없는 것들을 덜어낼 것이다.’ 성경 창세기 1장 1절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에서 ‘창조하다’에 해당하는 ‘바라’라는 단어는 ‘더 이상 덜어낼 게 없는 가장 경제적이며 단순한 모습으로 만들다’라는 의미가 있고 ‘조각하다’라는 말과 가깝습니다. 여기서 하나님의 창조는 조각의 행위로 묘사됩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완전함에서 무언가를 덜어 내심으로 인생의 아름다움을 지으셨습니다(창1:31). 우리의 삶에서도 무언가를 덜어냄으로 우리는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삶의 군더더기를 덜어내는 행위가 경건이며 인간 내면의 깊은 곳에서 만나는 하나님의 아름다움이 거룩입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세월호참사 10주기, 시애틀서 아픔을 예술로 승화(+화보)
- 스노퀄미 역사적 상가건물 화재에 한인 아이스크림 집도 불타
- 한국 중진공과 시애틀경제개발공사 'K스타트업 네트워킹'개최
- 브루스 해럴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초대했다
- 한국학교 서북미협 말하기대회서 오한나양 대상(+화보)
- [시애틀 수필-이 에스더] 무엇을 입을까
- 타코마 등 피어스카운티 비지니스 활성화지원금 신청 연장
- 한국 국민그룹 '코요태'7월 시애틀서 공연한다
- 시애틀 한인 2세 스타트업 2,100만달러 유치 '대박'
- 15살 페더럴웨이 한인회, 새 보금자리에 둥지 틀다(+영상)
- ‘영원한 소녀’안문자 작가 출판기념회 따뜻했다(+영상)
- 한국 AI플랫폼 와이즈에이아이, 시애틀 정은구치과와 MOU
- 이번 주말 SNU포럼, 주제는 ‘사우디의 추억과 이슬람문화 이해’
- 평통 시애틀협의회 ‘청소년 통일골든벨 퀴즈대회’연다
- 시애틀영사관 아이다호 보이시 순회영사 업무
- 한국인의 날 행사로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공연
- ‘워싱턴주 한인의 날’이름‘미주 한인의 날’로 변경
- KSEA 수학과학경시대회 풍성하고 알차게 열려(+화보)
- “시애틀한인 여러분, 쇼팽으로 음악여행을”
- 페더럴웨이 한인회 창립 15주년 행사에 초대합니다
- 양남주 여사 또 30만달러 기부, UW한국학센터에 총 150만달러(+영상,화보)
시애틀 뉴스
- 유나이티드항공 "보잉 문짝 날아간 사고로 2억 달러 손실"
- 아마존 "49달러 이상 한국 주문시 무료배송"
- '서커스 하기 싫어' 거리로 뛰쳐나온 코끼리…20분간 한바탕 소동
- 시애틀 성형외과의사, 안좋은 리뷰 못하게 막았다 유죄판결
- 워싱턴주에서 가장 다양한 민족이 어울려 사는 곳은?
- 워싱턴 주민들 "주택 더 많이 지어도 집값 안떨어진다"
- 워싱턴주 명소 로자리오 리조트 영업 일부재개
- 워싱턴, 오리건 등 서북미 전력대책 암울하다
- 시애틀에서 집 사려면 얼마 벌어야할까?
- 미국 우푯값 또다시 인상해 74센트로 오른다
- 워싱턴주 기름값 비싼데 이렇게 하면 비용 줄인다
- 이번에는 시애틀경찰관 증원 이뤄지려나?
- 아마존 AI 투자 박차, 주가 사상최고…시총 2조달러 눈앞
뉴스포커스
- 복귀조건 내건 전공의, ‘반대’ 의견 못 참는 의협…꼬이는 대화
- 농촌왕진버스 시작부터 '삐걱'…1회당 2400만원인데 예산 마련 아직
- "갑자기 천만원 결제?" 가짜 쇼핑몰로 결제 유도하는 '이커머스 피싱' 기승
- "고물가에 이젠 그렇게 비싸지 않아"…부활 시작된 패밀리레스토랑
- "팔겠다" vs "그 가격엔 안 사"… 아파트거래 '줄다리기'에 매물 月 3000건씩 '쑥'
- '삼성家 차녀' 이서현, 경영 복귀 후 첫 출장…父가 '혁신' 외친 그곳
- 검찰, '김만배 돈거래' 前 언론사 간부 3명 압수수색
- 민주, '尹 1호 거부권' 양곡관리법 개정안 본회의 직회부 의결
- 대학 총장들, 의료계 '소송 동참' 내용증명에 "증원 그대로 추진"
- 박종철 열사 모친 별세…고교선배 조국 "어무이 편히 가소서, 여기는 제가"
- “얼굴이 시뻘게지게 될 때까지 술 마셔”…이화영 vs 수원지검 ‘점입가경’
- 윤 대통령, 장제원 비서실장 기용 '결심'
- IMF, 올해 韓 성장률 2.3% 유지…세계 성장률 3.2%로 0.1%p 상향
- 화성 동탄 아파트, 8년만에 8억 '껑충'…매물도 1년새 2배 늘었다
- 국민연금 의무가입 59세→64세 현실화 되나…공론화위 토론
- "이윤희를 아시나요" 87세 父 절규…전북경찰 "18년전 실종사건 재검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