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선 백신 맞으면 무료 맥주에 마리화나까지…"역효과 날 수도"

백신 위험하다는 신호될 수도…美연구진 "배지가 더 효과"

 

미국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유도하기 위해 접종자들에게 무료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도넛과 맥주부터 마리화나(대마초)까지, 범위는 다양하다.

다만 이 같은 인센티브는 비용 대비 효과가 좋지 않고 백신이 그만큼 위험하다는 신호를 줘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시간주의 한 의료용 마리화나 전문점에서는 이달까지 21세 이상 백신 접종자에게 무료 마리화나를 제공한다.

미국 요거트업체 초바니(Chobani)는 일부 백신 접종 장소에서 무료 요거트를 제공하고, 도넛업체 크리스피 크림(Krispy Kreme)은 백신 접종을 증명하는 사람에게 하루에 1개씩 글레이즈드 도넛을 준다.

고전 아케이드 게임을 할 수 있는 술집 체인인 업다운(Up-Down)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에게 게임을 할 때 필요한 5달러의 토큰을 제공하고 있다. 오하이주에 있는 영화관 체인인 클리블랜드 시네마스(Cleveland Cinemas)는 다음달 30일까지 백신 접종 카드를 제시하는 사람들에게 팝콘을 무료 제공한다. 

앞서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는 젊은 층의 백신 접종을 장려하기 위해 아예 한 술집에 백신 접종 장소를 차렸다. 접종자에게는 맥주와 무알코올 복숭아 주스가 무료로 제공됐다.

백신 접종을 증명하는 카드가 이곳저곳에 쓰이면서 닳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무료로 코팅까지 해주겠다는 기업도 등장했다.

자사 직원에게 혜택을 주는 기업도 있다. 미 육류가공업체 타이슨 푸드(Tyson Foods)와 유통업체 트레이더 조(Trader Joe’s) 등은 백신 접종을 받는데 걸리는 시간도 수당으로 계산했고, 유통업체 크로거(Kroger)는 접종자에게 100달러의 보너스를 지불했다.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인센티브도 있다. 차량공유업체 우버(Uber)는 북미, 유럽, 아시아 등 국가에서 백신 접종 장소에 가는 고령자나 필수 노동자에게 무료 혹은 할인 승차권 100만개를 제공한다.

홍콩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에게 나눠주는 배지(홍콩대 간호대학 트위터 캡처). © 뉴스1


행동이론 전문가들은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그다지 효과적인 방법은 아닐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다이헝천 미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경영학과 교수는 간접적인 '넛지(Nudge) 효과(부드러운 개입으로 행동 변화를 이끄는 것)'를 사용하는 것이 비용 대비 더 효과가 좋다고 주장했다. 

특히 연구진은 정책 입안자들이 백신 접종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을 신중히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센티브가 클 경우 그만큼 백신이 위험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백신 접종을 받았다는 것을 알리는 스티커나 배지를 부착하는 것이 더 나은 대안이라고 말했다.

홍콩에서는 백신 접종자에게 'protected(접종 받음)!'이라고 적힌 배지를 나눠주고 있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하트퍼드에 있는 마이너리그 야구장에 위치한 백신 접종소에서는 홈팀의 마스코트인 염소가 새겨진 백신 인증 스티커를 나눠준다.

온라인에서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의 이름과 백신을 맞을 때 내지르는 소리인 '아우치'를 장난스럽게 결합해 '파우치 아우치'를 받았다고 적힌 굿즈도 등장했다. '과학아 고마워'라고 적힌 배지도 팔린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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