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DC, 2년여 만에 '거리두기' 대폭 완화…중증관리 집중

"높은 면역인구·충분한 보호장비 갖춰"…풍토병처럼 다룰 요건 충족 의미 

전문가 평가는 엇갈려…"현실적 조치" vs. "재유행·새 변이주 출현 시 대응력 약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1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방역 관련 대폭 완화된 새 지침을 발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접촉자 자가격리 같은 조치를 해제하고, 중증 관리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지침은 2020년 초 팬데믹 시작 국면부터 이어져온 방역 방향을 완전히 전환하는 것이라고 CNN은 평가했다. 미국 전체 인구가 백신 접종이나 이전 감염으로 면역력을 획득했다는 판단이 지침 전환의 근거가 됐다.  

CDC는 이날 "더 이상 노출 위험을 줄이기 위한 6피트(약 2미터) 거리두기 권고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완화된 새 방역 지침을 발표했다.

새 방역 지침에서는 접촉 추적 대상도 종합병원과 요양원 등 거주 조건상 특정 고위험군에게만으로 좁히고, 이 같은 위험군이 아닌 이상 교내 등에서의 정기적인 코로나19 검진 권고도 하지 않는다. 코로나19에 노출됐지만 감염은 되지 않은 이들의 자가 격리 권고도 폐지된다.  

다만 유증상자와 밀접접촉자 검진 권고는 유지된다. 양성판정을 받은 뒤 최소 5일간 집에서 격리하며 10일 간 다른 사람과 접할 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의무도 그대로다. 실내 마스크 착용 권고 역시 (유행 지역으로 분류되는) 미 전역 영토 절반가량의 지역에 계속 적용된다. 

또 증세가 심각한 환자 격리 권고는 유지되는데, 호흡 곤란 같은 어느 정도의 증세가 있거나 입원치료를 받았던 환자는 최소 10일간 자가 격리해야 한다. 면역저하자는 주치의에게 감염 후 격리 조욜 시점을 통보해야 한다. 

추가된 지침도 있다. 재감염의 경우, 격리를 마친 뒤에도 증상이 악화하면 다시 격리하고 진찰을 받아야 한다.  

그레타 마세티 CDC 역학조사·예방분과장은 "현재의 팬데믹 상태는 지난 2년간 상황과는 매우 다르다"며 "백신 접종과 이전 감염으로 인구 면역 수준이 높고, 고위험군은 물론 일반 국민을 보호할 장비도 충분해, 중증 관리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지침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변경된 새 지침 내용은 결국 코로나19바이러스(SARS-CoV-2)가 장기간에 걸쳐 계속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마세티 분과장이 설명한 변경 이유는 코로나19를 '엔데믹(풍토병)'으로 다루는 이른바 '위드 코로나' 요건이기도 하다.

◇전문가 평가는 엇갈려

CNN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새 지침에 전문가들은 대체로 '현실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국민들이 수긍할 만한 조치라는 것이다. 

캘리포니아대 교수 겸 전염병 전문의 피터 친홍은 이번 새 방역 지침에 대해 "사람들이 이미 하고 있는 것과 전반적으로 일치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캘리포니아 등 일부 지자체는 CDC의 지침보다는 강력한 자체 권고안을 내놓겠지만, 이런 지침은 대체로 팬데믹에 대한 일반적인 태도를 반영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버드대 챈 보건대학원 윌리엄 하나게 교수는 "지금은 현실을 직시하고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하거나 하지 않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할 시점"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은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라졸라 스크립스 연구소의 심장병 전문의 에릭 토폴은 "이번 지침은 권고사항 문제와 증거 부족 등을 시정하기에 충분치 않다"며 "CDC는 몇달간 감염자 격리에 엄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에 이렇게 방역을 풀었다가 "올가을과 겨울 재유행이나 새 변이주 출현 등의 상황에서 방역을 다시 강화하려 할 때 CDC의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감염병 전문가들의 우려도 있다고 WP는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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