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PI 8.5%, 시장·연준·美정부에 희소식…안심하기엔 아직 일러

S&P지수 3개월래 최고…바이든 "전환기 맞았다"

 

미국에서 마침내 소비자 물가가 안정화하고 있다는 유의미한 신호가 켜졌다. 소비자들은 물론 금융시장,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 조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부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하지만 식품비와 월세가 여전히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가며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증시 안도 랠리…"골디락스 시나리오"

10일(현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인플레이션 둔화 소식에 환호했다. 뉴욕 증시의 간판 지수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은 2.1% 급등해 지난 4거래일 동안 낙폭을 모두 만회하고도 남았다. 일일 상승폭은 2주 만에 최대로 5월 초 이후 최고로 올랐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북돋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비 8.5% 올랐는데 예상(+8.7%)과 전월(+9.1%)을 하회했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덜 공격적으로 올릴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선물시장에서 9월 금리인상폭이 0.75%포인트(p)에 달할 확률은 43.5%로 CPI 공개 전의 68%보다 떨어졌다. 0.5%p 인상 확률은 56.5% 수준이다.

뉴욕 소재 씨티미국자산의 숀 스나이더 투자전략본부장은 "골디락스 시나리오"라며 "고용시장의 지지를 받는 사이 인플레이션이 잠재적으로 내려가기 시작했고 이는 경기연착륙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연준 연착륙 기대…월세 0.7% 상승 부담

인플레이션 둔화는 연준에도 좋은 소식이다. 특히 갤런당 휘발유 가격이 6월 5달러에서 7월 4달러선으로 내려오며 연료부담이 많이 줄었다. 

항공료, 의류, 호텔 숙박비, 중고차 가격도 내렸다.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연료를 제외한 핵심 인플레이션은 전월비 0.3%로 6월 수치(+0.7%)에 비해 크게 내려왔다. 

지난달 신규고용은 예상의 2배가 넘어 연준은 금리를 올릴 여력을 충분히 확보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시장 예상보다 더 많이 둔화하면 금리인상폭을 낮춰 침체를 유발하지 않고도 물가를 잡는 '연착륙'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연준은 한 달의 데이터만으로 미국이 40년 만에 최악의 물가상승 압박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단정하기는 역부족이다. 가뜩이나 변동성이 높은 연료 비용은 언제 끝날지 모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으로 다시 오를 수 있다. 또, 월세비용이 전월비 0.7% 올라 불안하다.

이번 CPI 발표 이후 연준 위원들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며 내년에도 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의 닐 카시카리 총재는 다소 약해진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연준의 금리경로를 바꾸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카고 연은의 찰스 에반스 총재 역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용납할 수 없을 수준으로 높다"고 지적했다. 

11월 중간선거 앞둔 바이든 "전환기"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도 정치적으로 한숨을 돌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경제정책이 작동하고 있다"며 물가상승세가 전환기에 접어 들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기 시작중이라는 신호를 보고 있다"며 물가 안정과 강력한 고용시장은 "우리가 어떤 종류의 경제를 이룩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인들이 아직도 높은 물가와 싸우고 있으며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인정했다. 그는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직면할 역풍이 남아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공급망 교란이 세계적 문제이고 아직 우리의 일이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바이든 취임 이후 물가가 12.6% 올랐다며 여전히 고공행진 중인 인플레이션으로 고통이 지속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와이오밍주의 존 바라소 공화당 상원의원은 "매일 물건 값이 계속해서 치솟고 있고 미국인들의 고통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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