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한인 3명 희생' 골드스파 주인은 대만인 사업가

살아남은 성공한 사업가 vs. 희생된 종업원 '대비'

NYT "아시아계 이민자 빈부격차 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에서 한인 4명을 포함해 아시아계 여성 6명 등 총 8명이 사망한 총격 사건 현장 가운데 한인 피해가 집중된 '골드마사지스파'의 주인은 대만인 사업가로 알려졌다. 인근 '아로마테라피스파'에서 희생된 유 모(63)씨를 제외한 3명이 모두 골드스파에서 희생됐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골드스파의 지주사 혹은 모회사 격인 '골드 호틀랜타(Gold Hotlanta)'의 최고경영자는 대만계 사업가 왕수링(68)이다.

왕은 자수성가한 사업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농부의 아들로, 지퍼와 볼펜을 생산하는 공장 일을 배우는 직업 학교에 다니다 장학금을 받고 미국에 오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박사학위를 받은 뒤 애틀랜타에 회사를 차려 30년째 운영해오고 있다.

왕은 전형적인 성공한 사업가의 모습을 보였다. 시민 행사에 참석하고, 공화당 후보들을 후원했으며, 애틀랜타 북동부 단독 컨트리 클럽 커뮤니티에 위치한 100만 달러짜리 고급 주택 2곳을 소유하고 있다.

그는 올해 말 세계 대만 상공회의소 회장직을 맡을 예정이다. 대만 정부가 최근 제작한 14분짜리 비디오에는 왕이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모습과 차이잉원 총통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이 소개돼 있는데, 이 역시 그의 명성을 보여준다.

왕은 해당 영상에서 "우리가 외국에 갈 때는 고생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을 키워야 하고, 조상들을 영예롭게 하고 싶기 때문이죠"라고 아버지로서 말했다.  

 

NYT는 왕과 컨택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기자가 그를 만나기 위해 직접 노크로스 인더스트리얼 파크에 있는 그의 프린팅 토너 사업체 '컬러이미징'을 찾았지만,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컬러이미징에는 문서상 골드호틀랜타의 컨택포인트로 기재된 시완(49)이 있었다. 왕의 사업 파트너인 시는 NYT에 "회사를 등록할 때 서류 준비만 했을 뿐 골드스파나 그 직원들 하고는 안면이 없다"면서 "비극이 일어났지만 (관련해) 아는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로써 이번 사건 현장 3곳 가운데 2곳의 소유주가 아시아계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영스 아시안 마사지'의 주인은 중국계 샤오지에 탄으로, 영스에서는 탄과 무연고 중국인 직원 1명을 포함해 총 4명이 희생됐다.

골드스파에서는 미국에서 그랜트(Grant)란 성을 사용한 박현정(51)씨와 박 모(74), 김 모(69)씨 등 한인 직원 3명이 희생됐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2021년 3월 16일(현지시간) 발생한 총격 사건 희생자 현정 그랜트(51)의 아들 랜디 박(23)이 기부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 도움을 호소하며 개설한 모금 페이지. 랜디 박 고펀드미 페이지 갈무리.


현정씨와 탄을 비롯해 아시아계 피해자가 대부분 미국에 이민을 와 힘들게 일하면서 자녀 대학등록금을 대는 등 자녀의 수직적 사회이동을 위해 희생한 '싱글맘'이었던 사연이 알려지면서 미국내 아시아계 이민자의 빈부격차도 조명되고 있다.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미국의 빈부 격차는 특히 아시아인들 사이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왕처럼 부를 이룩한 삶과 이번 사건 희생자들의 삶을 대비하며 "이민자의 길은 2가지였다. 지난주 공격당한 업소의 주인과 직원들은 비슷한 꿈을 가진 이민자들이었지만 돈과 권력의 엄청난 격차로 갈렸다"고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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