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밀리언 당첨금 10억달러 돌파 '복권 열풍'

29일 추첨서 10억 2,500만달러 달해 

WP, 당첨금 사용 사례 종합 소개

억만장자로 남은 사람들 많지만

탕진하고 범죄자 된 경우도 있어

당첨 후 관리가 중요하단 메시지

워싱턴주는 당첨되면 세금 없어

 

미국 메가밀리언 복권 당첨금이 1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너도 나도 대박을 노리는 '복권 열풍'이 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 복권 당첨 경험자들이 당첨으로 반드시 행복해지지는 않는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국에 따르면 지난 26일 추첨에서 8,300만달러가 걸린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다음 1등 당첨금이 10억2,500만달러가 될 전망이다. 

역대 세번 째로 많은 금액이다. 지난 4월15일 이후 29번이나 당첨자가 나오지 않은 때문이다. 29일 30번째 추첨에서 1등에 당첨되면 당장 6억2,50만달러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된다.

메가밀리언 복권 컨소시엄 대표자인 오하이오주 복권국장 패 맥도널드는 27일 보도자료에서 "대박을 노리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고 했다. "몇 달 동안 당첨금이 누적돼 10억달러를 넘어서는 것을 보면서 숨이 막혔다. 복권을 적당히 사서 즐기도록 권한다"고 했다. "당첨자가 나오긴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첨 확률이 3억300만분의 1인 메가밀리언 복권을 사는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이번에도 10억달러에 당첨되면 무슨 일을 할까 계획부터 세우는 사람들도 늘어난다.

예전에 당첨된 사람들은 여러가지 일들을 벌였다. 빚을 갚고, 집을 사고, 투자를 한 사람도 있지만 물놀이공원을 짓고 애틀랜틱 시티에서 도박을 하고, 여성 프로레슬링단체를 만든 사람도 있다. 일부는 억만장자로 남았다. 그러나 예기치 않게 엄청난 부를 갖게된 순간의 기쁨과 흥분이 잘못된 선택으로 슬픔과 망가진 인생으로 뒤바뀐 사람들도 있다.

당첨자들을 고객으로 삼고 있는 패시피카 자산 운용의 로버트 파글리아리니 대표는 "당첨된 것을 아는 순간 인생이 바뀔 것이라고 흥분하지만 곧바로 근심과 공포에 휩싸인다. 어떻게 하지? 이 돈을 어떻게 관리하지? 삶이 좋은 쪽으로만 바뀌지는 않겠네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29일 당첨금은 지난해 최고 당첨금 10억500만달러에 조금 못미친다. 당시 디트로이트 교외에 사는 4명이 복권 1장을 사서 당첨금을 나눴다. 29일에도 당첨자가 나오지 않으면 2018년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나온 15억달러에 육박하게 된다. 당시 이름을 밝히지 않은 당첨자는 일시금으로 8억7700만달러를 받았다.

이번 복권을 사는 사람은 평균 2장씩을 살 것으로 예상된다. 메가밀리언 복권은 미 전역 45개주와 수도 워싱턴 D.C.,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에서 판매된다. 26일 추첨에서 당첨자 총수는 670만명이었으며 100만달러에서 300만달러에 당첨된 사람이 9명 있었다.

이번 복권은 당첨금이 10억달러를 넘으면서 관심이 커져 구매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1등에 당첨되는 사람이 여러 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마크 글릭먼 하바드대 통계학 교수가 말했다. 그는 "당첨금이 커지는 만큼 사는 사람도 많아지면서 당첨자가 나올 확률도 커진다. 그러나 특정 개인의 당첨확률이 높아지는 건 아니다. 다만 누군가가 1등 복권을 살 확률이 높아질 뿐"이라고 했다.

파글리아리니 대표는 당첨자들 대부분이 빚을 갚고 집을 산다고 밝혔다. 말리부 해변에 태평양을 내려다보는 비싼 집을 산 고객도 있었다고 했다.

투자를 하고 사지 않던 물건을 사며 기부하는 사람도 있다. 2011년 당첨자 존 큐티와 부인 린다는 당첨금으로 받은 2870만달러으로 뉴욕주 그린아일랜드에 부모의 이름을 딴 워터파크를 지었다. 2012년 로드아일랜드에서 3억1900만달러에 당첨된 루이스 화이트는 복권 이름을 따 "무지개 셔벗 신탁"을 설립했다.

이달 켄터키주에서 14만6000달러에 당첨된 크리스탈 던은 당첨금으로 식품점에서 100달러짜리 상품권을 사 모르는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파글리아리니 대표는 그러나 이처럼 성공사례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재무상담자와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당첨된 뒤 당첨 전보다 재산이 줄어든 사람도 많다"면서 "돈을 모두 날려버리면 어쩌지라는 공포가 있고 실제로 그런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1985년과 1986년 뉴저지주에서 잇달아 당첨돼 5400만달러를 받은 이블린 애덤스는 2012년까지 애틀랜틱시티 도박장과 투자 실수로 모든 돈을 날렸다. 2008년 19살일 당시 3530만달러에 당첨된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의 조나산 바르가스는 여성 프로레슬링 대회 개최 조직인 레슬리티셔스를 설립했다가 1년 만에 50만달러를 날렸다. 그는 2016년 "당첨된다면 1년은 아무 일도 벌이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다"고 했다. "무슨 일을 하고 싶은 지 정확히 알 때까지 기다리라는 것"이다.

1988년 펜실베니아에서 1620만달러에 당첨된 윌리엄 버드 포스트는 형이 재산을 노리고 청부살인업자를 고용한 혐의로 체포됐다. 또 전 여자친구가 그에게 소송을 걸어 당첨금 일부를 앗아갔으며 2006년 사망할 당시 부채만 100만달러였다. 그는 1993년 "모두 당첨되기만 꿈꾸지만 악몽이 시작된다는 건 모른다"고 했다.

2015년 조지아주 즉석복권으로 300만달러에 당첨한 로니 뮤직 주니어는 크리스탈 제품 구입에 탕진했다. 그는 2016년 마약 조직원으로 21년형을 받았다.

그러나 당첨금이 10억달러를 넘어서면서 사람들은 "그래서 어쩌라구"라며 대거 복권을 사고 있다. 파글리아리니 대표도 딸과 함께 복권 2장을 살 예정이며 하바드 글릭먼 교수도 평소처럼 직접 번호를 고르지 않고 자동방식으로 복권을 살 예정이다.

글릭먼 교수는 당첨된다면 막 휴가를 다녀온 캘리포니아주 라졸라에 별장을 살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글릭먼 교수는 다른 수백만명의 복권 구매자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복권을 사는 건 당첨의 꿈을 더 오래 간직하고 싶어서라고 했다.

그는 "지난주 산 복권 한 장이 10달러에 당첨됐다. 지금까지 당첨된 최고금액"이라면서 "내가 운이 좋지 않다는 걸 잘 알면서도 복권을 산다"고 했다.

한편 워싱턴주와 플로리다, 테네시, 캘리포니아, 사우스다코타, 뉴햄프셔, 텍사스, 와이오밍주는 복권 당첨금에 주세를 부과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뉴욕주는 최대 10.9%, 뉴저지주는 10.75%의 주세를 부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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