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원숭이 두창에 '비상사태' 선언하나…바이든 행정부 검토 중

미국 내 확진자 2900여명…국가적 대응 감독할 조정관 지명

 

바이든 행정부가 원숭이 두창 감염 사태를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선언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아울러 미국 정부는 원숭이 두창에 대한 국가적 대응을 감독할 백악관 조정관을 지명할 방침이다.

이같은 조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23일 원숭이 두창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중서부 아프리카의 풍토병이던 원숭이 두창은 지난 5월 영국을 시작으로 비(非)아프리카 지역에 확산되기 시작해 현재까지 72개국에서 1만5800여 명의 확진자가 보고됐다. 미국 내 원숭이 두창 확진자는 2900여 명에 달한다.

비상사태 선포를 두고 보건 당국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일부 보건 당국자들은 정부가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기 위해서 비상사태 선언이 필요하다고 보는 반면, 일각에서는 비상사태 선언은 상징적일 뿐이고 백신 부족 등 기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정책 싱크탱크인 카이저 패밀리 재단에서 글로벌 보건 정책 부문을 이글고 있는 제니퍼 케이츠는 "비상선언 선포를 통해 모든 사람이 최대한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며 "원숭이 두창이 풍토병이 되는 것을 방지하고, 그것이 너무 늦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상선언은 정말 독특한 사건에 선포돼야 하는데, 원숭이 두창의 경우 해당 기준이 충족되고 있다"며 "국가를 넘나들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이전에는 없었던 위험"이라고 강조했다.

비상선언 선포가 너무 늦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을 지내고,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 조언했던 스콧 고틀리브는 "원숭이 두창이 미국에서 이미 풍토병이 됐을 수 있다"며 "그렇다면 최근의 가장 큰 공중보건 정책의 실패"라고 주장했다.

의사 겸 브라운 공립대학 학장인 메건 라니는 "미국의 원숭이 두창 초기 대응은 코로나19 대응과 평행선을 달릴 정도로 '약간의 재앙'이었다"며 "역학 조사 등에 투입될 수 있는 인력의 전부가 이미 코로나19에 투입된 상태"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리는 보건복지부가 가능한 한 빨리 움직이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단순히 다른 이름을 붙이는 것이 아니라 대응을 강화하고 가속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비어 베세라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앞서 CNN과의 인터뷰에서 비상사태를 선언하는 것의 장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우리는 원숭이 두창보다 앞서고 싶다. 바이러스가 국민의 삶의 일부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걱정거리가 아닌 데이터와 과학을 기반으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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