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한 유럽경제 ECB ‘빅 스텝’ 견뎌낼 수 있을까?

우크라이나 전쟁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유럽경제가 유럽중앙은행(ECB)의 ‘빅 스텝’(0.5%포인트 금리인상)을 견뎌내기 힘들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 경기가 취약한 가운데, ECB가 미국과 금리차를 줄이기 위해 전격적으로 0.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했으나 유럽경제가 이를 소화해 낼지 의문이라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투자은행 ‘에버코어’의 크리슈나 구하 전략국장은 FT와 인터뷰에서 "금리인상이 러시아의 천연가스 무기화로 인한 거대한 스태그플레이션(물가하락 속 경기 침체) 위기와 이탈리아의 정치적 위기가 합쳐지면 상상할 수 있는 부작용을 몰고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러시아 천연가스 무기화 : 최근 유럽경제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휘말리며 고전하고 있다. 세계 주요 경제 중 가장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천연가스 무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더욱 취약하다. 

EU 집행위원회는 만일 러시아의 가스 공습이 전면 중단된다면 EU의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1.5%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 이탈리아 드라기 총리 사퇴 : 이탈리아의 정정불안도 유럽 경제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정정 불안은 경제 불안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지난 1년5개월간 좌우 주요 정당이 참여하는 통합 연정을 이끌던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이날 공식 사임하는 등 이탈리아 정정은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ECB가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기 불과 몇 시간 전 ECB 총재 출신의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공식 사임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수익률(가격과 반대)은 장중 최대 0.27%포인트 급등, 거의 3.7%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국채는 유로존 최대 안전자산 독일 국채와의 수익률 격차를 더욱 벌렸다. 양국의 10년 만기 국채스프레드(수익률 격차)는 장중 2.38%에 달해 지난 이틀 사이 0.3%포인트 넘게 올랐다. 

구하 에버코어 전략국장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무기화, 이탈리아 정정불안에 금리인상 부작용까지 겹칠 경우, 유럽 경제에 ‘퍼펙트 스톰’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ECB 0.5%포인트 금리인상 : 앞서 ECB는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0.5%에서 0.5%포인트 올려 0%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2011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가 올랐고, 지난 8년 동안의 마이너스 금리 실험도 끝났다.

당초 ECB는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임을 시사했었다. 그러나 시장의 예상을 깨고 이날 0.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이는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지난달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8.6%로 사상 최고로 올랐다. 또 미국과 금리차 확대로 유로가 급락하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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