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예측, 난 틀렸다"…노벨상 석학의 반성

"코로나19로 소비패턴 변해…과거 예측모델 적용 '안일'"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자신의 과거 전망이 틀렸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크루그먼 교수는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인플레이션에 대해 틀렸다(I was wrong about inflation)'라는 제목의 기고를 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초 취임 직후 내놓은 1조9000억달러(약 2500조원)의 부양책이 인플레이션에 끼치는 강도가 크지 않고 일시적일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지만 틀렸다는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장기화하고 강력한 이유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소비패턴의 변화를 먼저 꼽았다. 감염 우려에 서비스보다 제품에 더 많이 지출하면서 공급 부족과 물류 과부하를 유발했다는 것이다.

처음에 인플레이션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지만 공급망 정체가 지속되면서 인플레이션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 조기 퇴직, 이민 감소, 양육 서비스 부족과 같은 변수들이 합쳐지며 과거에 비해 생산력이 떨어졌다고 그는 말했다.

또 2008년 금융위기의 경제모델을 적용해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실수를 저질렀다고 크루그먼 교수는 인정했다. 그는 "팬데믹에 따른 차질이 아직도 크게 작용하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중국 대도시 폐쇄가 차질의 수준을 완전 새롭게 더했다"고 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2008년 위기 이후 기본적 경제모델은 꽤 잘 작동했고 2021년에도 그 모델들을 안일하게(comforable) 적용했다"며 "코로나19 이후라는 새로운 세계에서 (과거에 기반한) 추론은 안전한 베팅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차렸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NYT는 이날 홈페이지에 크루그먼 교수를 포함해 칼럼니스트 8명이 쓴 ‘○○에 대해 나는 틀렸다’라는 제목의 기고를 게재했다.

NYT는 "8명의 칼럼니스트가 잘못된 전망과 조언을 재고하며 지금은 왜 마음이 변했는지를 실었다"며 "공개적으로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틀림을 인정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있는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인플레이션 이외에도 자본주의, 시위의 힘, 트럼프 지지자, 중국 검열, 페이스북 등에 대한 판단 착오에 관한 칼럼도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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