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잉 아닌 유럽에어버스서 292대 사기로

동방항공 등 총 370억 달러 구매 계약

2018~19년 보잉 잇딴 사고 여파 영향도


중국이 미국 보잉을 제치고 유럽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로부터 항공기 292대를 구매하기로 했다. 중국이 미국 세계 최대 항공사인 보잉을 제치고 경쟁 관계인 에어버스를 선택해 중국이 거대한 구매력을 무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동방항공과 남방항공, 에어차이나와 에어차이나 자회사인 선전항공은 최근 각각 발표한 보도 자료를 통해 유럽 에어버스 항공기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동방항공이 100대, 남방항공이 96대를 구매하고, 에어차이나와 선전항공이 합쳐 96대를 구매하는 초대형 계약이다. 기종은 에이(A)320네오 모델로, 2027년까지 인도한다. 계약규모는 370억 달러에 이른다. 

에어버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 항공시장의 긍정적인 회복 모멘텀과 발전 전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구매는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 발생 뒤 중국이 처음으로 한 항공기 대량 주문이다. 앞서 2019년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유럽을 순방하면서 에어버스 쪽과 항공기 300대, 총 400억 달러 규모의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로이터 통신은 “중국은 과거에도 국가 차원의 항공기 대량 구매를 통해 외교적 신호를 보내고는 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항공사인 미국 보잉은 “지정학적인 차이가 미국 항공기의 (중국) 수출을 제약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 여파로 중국이 자신들의 제품을 사지 않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나타낸 것이다. 실제 중국은 2017년 10월 이후 미 보잉의 항공기를 구매하지 않고 있다.

2018년 이후 보잉 쪽에서 잇따라 발생한 항공기 사고의 여파도 있어 보인다. 2018년, 2019년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보잉737 맥스 항공기가 추락하는 대형 사고가 벌어지면서 보잉의 차세대 주력 제품인 737 맥스의 안전성에 관한 불안이 커졌다. 보잉 737맥스와 경쟁 관계인 에어버스의 에이320네오가 반사이득을 취하기도 했다. 지난 3월 중국에서는 동방항공 소속 보잉 737-800 항공기가 추락해 132명이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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