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외교전문지 "K팝, 긴장된 국제 정세 속에서 韓 위상 제고해"

한류 열풍 주역들, '소프트파워'로 전 세계에 영향력 

방탄소년단, 매년 한국 경제 36억 달러 이상의 가치

 

소프트 파워 시대에 K-POP(K팝)이 대한민국의 정치외교적 위상을 높이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특히 K팝은 한국이 긴장된 국제 정세 속에서 위상을 드높이는 데 큰 공헌을 하고 있다는 해외 매체의 평가이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전문지 더 디플로맷은 K팝이 세계 속 한국의 정치외교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긴장된 국제 정세 속 K팝은 외교, 경제, 인권 운동 등 다방면으로 한국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프트 파워는 군사력이나 경제제재 등 물리적으로 표현되는 힘인 하드 파워의 반대어로, 강제력보다는 매력과 자발적 동의에 의해 얻어지는 능력을 의미한다. 

신흥공업국인 한국은 세계에서 정치적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군사력과 강압적인 경제력을 사용하기보다는 대신, 소프트파워인 K팝으로 세계적인 위상을 높여왔다고 더 디플로맷은 분석하고 있다.

1990년대 말 한국의 음악, 영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아시아 전역에 퍼지기 시작하면서 '한류 열풍'이 등장했다. 

해외 K팝 팬들은 한국의 경제 성장에 직접적으로 기여했다. 한국 음악과 대중문화의 해외 시장 규모는 2015년 57억 달러에서 2019년 100억 달러로 2배나 증가했다.

아울러 K팝은 한국의 외교관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일본 열도 강타한 ‘보아’, 얼어붙은 한일관계 속 문화 사절 역할
가수 보아(본명 권보아)는 일본에 한류 열풍을 처음 일으킨 주인공이다. 20여 년 동안 보아는 일본 라디오와 텔레비전에 출연하며 한일관계를 증진시키는 데 기여했다. 

2001년 5월 일본에서 데뷔한 보아는 일본 싱글 ‘리슨 투 마이 허트(Listen to My Heart)’를 100만 장이나 팔면서, 일본 오리콘 차트와 빌보드 200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최초의 한국 가수가 됐다. 14세의 나이에 해외 음악 차트에 진입한 첫 사례다.

보아의 일본 활동 당시 한일 관계는 ‘최악’으로 평가될 정도로 악화했었다. 특히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의 2001년 야스쿠니 신사 참배 사건 등으로 인해 양국의 관계는 얼어붙었다.

야스쿠니신사는 1978년부터 태평양전쟁 등 제2차세계대전의 전범(戰犯)들이 다수 합사(合祀)되었기 때문에 일본 내각에서도 신사 참배를 놓고 정치적 논란이 야기됐으며, 일제침략을 받았던 아시아 주변국과의 외교 문제로 비화되곤 했다.

한국과 중국에서는 '총리가 전범의 위패 앞에 고개를 숙이는 것은 일본의 전쟁책임을 부인하는 것'이라며 당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극렬히 반대했지만,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는 2001년 8월 참배를 강행했고, 한일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당시 20명의 한국 시민들은 항의의 표시로 새끼손가락을 공개 절단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최악의 양국 관계에도 불구하고, 보아는 한국과 일본을 오고가며 문화 사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2003년 일본 외무성은 보아를 고이즈미 총리와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외교 만찬에 참석하도록 공식적으로 초청했는데, 이는 보아가 한국와 일본 국민 사이의 중요한 문화적 연결고리로 인정받고 있음을 증명해줬다.

◇'다시 만난 세계'로 아시아 전역에 통합 메시지 던진 소녀시대
보아의 뒤를 이어 2007년 9명의 멤버로 구성된 여성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가 등장했다. 소녀시대는 개성 있는 각 멤버들의 매력과 귀에 쏙 들어오는 노래들로 전 세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소녀시대의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Into the New World)'는 통합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라는 평과 함께 여성 정치 시위대, LGBTQ+ 커뮤니티 구성원 등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이 나온다. 

홍콩과 태국에서 민주화 시위가 진행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 학생 시위, #미투 여성인권운동 등에서 자주 사용되며 소녀시대는 아시아 전역에 영향력을 과시했다. 

◇미국 제패한 방탄소년단(BTS), 전 세계에 한국 알리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미국을 제패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BTS가 한국 경제를 위해 매년 36억 달러 이상의 기여를 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26개 중견기업의 기여도를 합친 금액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한국을 찾은 관광객 중 7%가 BTS를 한국 여행 선정 이유로 꼽았을 정도로 영향력은 대단했다.

BTS는 비틀즈 이후 처음으로 다이너마이트, 새비지 러브, 라이프 고즈 온, 버터, 퍼미션 투 댄스, 마이 유니버스 등 총 6개의 ‘빌보드 핫100’ 1위를 기록했다. 아울러 BTS는 360만장의 앨범 판매량, 25억 6000만장의 오디오 스트리밍, 130만장의 앨범 판매량, 310만장의 디지털 트랙 판매량을 기록하며 대세임을 인증했다.

BTS는 K팝 그룹 최초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무대를 꾸미는가 하면, 미국의 유명 토크쇼인 ‘엘렌쇼’와 아메리칸 갓 탤런드, 새터데이 나이트라이브 등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또 2년 연속으로 ‘그래미 어워즈’에 초대받아 관심을 모았다.

이처럼 BTS는 막대한 경제적 영향뿐 아니라 유엔(UN)총회에서 총 3차례나 연설하고, 백악관에도 초청돼 다양한 메시지를 전하며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그룹임을 증명했다.

앞으로도 K팝을 포함해 '기생충', '오징어 게임'과 같은 한국의 다양한 콘텐츠들은 ‘소프트파워’로 전 세계에 작용해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더 디플로맷은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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