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 활약' 美구축함, 역대 난파선 중 가장 깊은 곳서 발견

해저 6888m서 두 동강…레이테만 전투서 美 승리에 기여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과의 전투로 침몰한 미 해군 구축함이 지금까지 발견된 난파선 중 가장 깊은 곳에서 80년 만에 발견됐다.

27일(현지시간) 가디언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구축함 사무엘 B. 로버츠가 지난 22일 필리핀 바다 해저 2만2600피트(6888m)에서 두 조각 난 채 발견됐다. 2만2600피트는 킬리만자로산보다 더 높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높이의 18배에 달하는 길이다.

영국에 기반을 둔 이오스 익스페디션스(EYOS Expeditions)과 미국 댈러스의 캘러던 오시애닉 익스페디션스(Caladan Oceanic Expeditions)이 협업해 이 구축함을 찾아냈다.

캘러던 오시애닉 익스페디션스의 설립자이자 탐험가인 빅터 베스코보는 이 구축함을 찾기 위해 전문가들을 고용해 팀을 꾸렸다. 구축함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자료들이 모두 부정확했기 때문에 베스코보는 처음부터 탐사를 다시 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잠수정에 설치된 수중음파탐지기(SONAR)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 구축함은 '새미 B(Sammy B)'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새미 B는 1944년 10월 이른바 '레이테만 전투'에 동원돼 미국의 승리에 기여했다. 레이테만 전투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해전이다.

당시 수적으로 열세에 있던 미국은 일본의 거대한 야마토 전함과 교전하다 후퇴했다. 이 전투에서 새미 B는 일본의 해 군함을 공격한 뒤 침몰해 '전함처럼 싸운 구축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 공격으로 당시 배에 타고 있던 224명 중 89명이 숨졌다.

앞서 새미 B가 발견된 지역에서는 미 군함 존슨도 발견됐는데, 존슨 역시 새미 B와 함께 레이테만 전투에 동원됐다.

베스코보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유명한 이 배를 찾는 것은 특별한 영광"이라며 "배와 선원의 희생을 모르는 이들에게 배의 이야기를 다시 해줄 기회를 얻게 됐다"고 전했다.

해군 역사가이자 퇴역 제독인 새뮤얼 콕스도 "(새미 B와 존슨이 발견된) 이 유적지는 거룩한 전몰자의 묘"라며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자유를 위해 이전 세대가 짊어진 큰 대가를 모든 미국인에게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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