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디폴트에도 국제 금융시장은 평온…왜?

러시아가 26일(현지시간) 볼셰비키 혁명 이후 100여년 만에 외채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져 세계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러시아의 디폴트가 국제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러시아의 디폴트가 이미 예상됐던 것이고, 러시아가 이미 국제금융결제시스템인 '스위프트'에서 제외돼 국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27일 아시아증시는 일제히 급등하고 있고, 미국 지수선물도 일제히 상승하고 있으며, 환율시장에도 큰 문제가 없다.

앞서 러시아는 1998년 루블화 표시 채권에 대해 모라토리엄(채무 지급 유예)을 선언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미국의 금융 및 은행 시스템 전반이 흔들렸었다.

러시아 루블화 채권을 기반으로 한 차익 거래로 많은 돈을 번 미국의 대형 헤지펀드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가 무너졌고, 이에 미 정부는 금융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구제금융을 제공해야 했다.

LCTM은 당시 러시아와 미국의 채권 스프레드(금리차)가 지나치게 크다고 판단, 수천억 달러의 빚을 내 러시아 국채를 대거 매수하는 한편 미국 국채를 공매도했다. 그러다 1998년 러시아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자 LCTM이 보유한 러시아 채권이 휴지조각이 됐고, 결국 파산했다.

당시 LTCM 파산으로 다우지수가 전고점 대비 24% 폭락하는 등 위기가 미국 금융권 전반으로 번지자 금융 당국이 개입해 구제금융을 실시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당시와 전혀 다르다. 신흥시장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중 러시아 채권 비중이 큰 펀드는 디폴트로 심각한 손실을 볼 수 있지만 러시아가 신흥시장 채권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체가 미미하다.

전문가들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뿐 실질적 의미는 크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러시아의 충격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러시아는 이미 스위프트에서 제외돼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소싱할 길이 막혀 있다. 디폴트 이전과 이후가 달라질 것이 없는 것이다.

러시아의 주 수입원인 원유 수출도 대러 제재에 막혔지만 중국과 인도가 이를 소화해 주고 있어 큰 타격을 받지 않고 있다.

현재 러시아는 국제 시세보다 약 30% 정도 싼 가격에 중국과 인도에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 이 덕에 러시아는 지난달 원유 수출로 200억 달러(약 25조6600억 원)를 벌어들여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수준까지 회복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루블화가 7년래 최고를 기록하는 등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24일 달러당 루블 환율은 53루블 선까지 떨어졌다<환율 하락은 가치 상승>. 이는 2015년 6월 이후 최저치다. 

이에 비해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치솟아 서방이 오히려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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