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최인근 목사] 길이 참으라!

최인근 목사(시애틀 빌립보장로교회 담임)

 

길이 참으라! 


강철왕 카네기의 어렸을 적 일화입니다. 하루는 어머니를 따라 식료품 가게에 갔습니다. 어머니가 물건을 사는 동안 카네기는 앵두 상자 앞에 서서 가만히 앵두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이 모습을 본 식료품 주인 할아버지가 “너 앵두가 먹고 싶은 모양이구나, 한줌 집어 먹으렴”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카네기는 꼼짝도 하지 않고 그대로 서 있었습니다. 보다 못한 어머니도 “할아버지가 허락하셨으니 어서 한 줌 집어보렴”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도 카네기는 꼼짝도 하지 않고 서있었습니다. 이 모습을 본 주인은 기특하다는 듯이 한 움큼 앵두를 집어 카네기에게 주었습니다. 그제야 카네기는 “할아버지 감사합니다”고 인사를 드리고 어머니와 함께 가게 문을 나섰습니다. 그때 어머니가 물었습니다. “애야, 왜 처음에는 앵두를 집지 않고 가만히 있었니?” 카네기는 빙긋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할아버지 손이 내 손보다 크니까요!” 이것이 바로 가장 단순하지만 참고 기다리는 자에게 주어지는 열매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 세상 그 누구보다 가장 사랑하는 우리들에게 권면하십니다. “길이 참으라!”고 말입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주의 강림하시기까지 길이 참으라. 보라 농부가 땅에서 나는 귀한 열매를 바라고 길이 참아 이른 비와 늦은 비를 기다리나니 너희도 길이 참고 마음을 굳게 하라 주의 강림이 가까우니라’(야고보서5:7~8) 

하지만 이렇듯 하나님은 농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길이 참고 기다리는 자만이 풍성한 열매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하지만 우리네 삶에서 우리는 이렇게도 쉬워 보이는 참는 일을 잘 하지 못하고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말을 참고 절제하지 못해 이웃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기도 하고, 술과 도박을 참고 절제하지 못해 패가망신을 당하기도 하며, 자신의 성질 하나를 참고 다스리지 못해 아무 것도 아닌 일로 다툼을 만들고 원수가 되기도 합니다. 이 같은 우리들의 연약함과 어리석음을 그 누구보다 더 잘 아시는 하나님은 그래서 명령하고 계십니다. “길이 참으라!”고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그 무서운 십자가를 앞에 두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땀방울이 피가 되어 떨어지도록 간절히 기도하시고 나오실 때 배신자 가룟 유다가 로마 병정들을 이끌고 예수님 앞에 나타나 입을 맞추며 사인을 주었습니다. 

바로 이때 성미가 급했던 베드로가 칼을 들고 예수님을 가로 막으며 대제사장의 종 말고의 귀를 깎아버렸습니다. 이때 보통 사람 같으면 “과연, 베드로 너는 나의 제자로다. 너 외에 누가 나를 보호하겠느냐?”고 칭찬을 하실 만도 하겠는데 예수님은 오히려 “너는 이것까지 참으라!”고 책망하셨습니다. 바로 여기에서 우리는 한 가지 진리를 배우게 됩니다. 

최악의 극한 상황 속에서도 행동하기 이전에 깊이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섣불리 행동하지 않는 인내의 미덕을 품어야 한다는 사실 말입니다. 

지난 5월 24일 텍사스 롭 초등학교에 침입해 교사 두 명과 어린 초등학생 19명을 총으로 사살하고 자신도 국경수비대원들의 총에 맞아 숨진 살바도르 라모스를 생각해봅니다.

겨우 18살밖에 안 된 그는 어릴 때부터 얼마나 소외되고 분노에 차 있었으면 같이 살던 할머니를 먼저 총으로 쏘고 초등학교로 달려가 그처럼 끔찍한 살인을 저질렀겠습니까? 한 번만 더 생각하고 참는 인내의 훈련이 있었다면 무고한 이웃들의 생명을 그처럼 잔인하게 죽이지 아니하고 자신의 소중한 생명 또한 보존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농부는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에 김을 매며 가을에 폭풍우를 막아내며 비로소 수고한 대가인 추수를 하게 됩니다. 그 긴 과정은 한 마디로 인내라는 끈질긴 투자로만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들의 인생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환경에서 길이 참고 견디며 목표를 향해 꾸준히 전진해 나갈 때만 비로소 성공도 얻고 행복도 누릴 수가 있는 것입니다. 길이 참는 미덕으로 우리들의 인생이 보다 보람 있고 열매가 풍성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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