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가입후보 된 우크라, 정회원 되기까지 '긴 여정' 필요

지위 유지 위해 사법개혁·부패척결 등 여러 과제 부여받아

개혁 본격 추진하려면 일단 전쟁이 끝나야

 

우크라이나가 23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얻었으나, 이 지위를 유지하려면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EU 정상회의에서 27개 회원국이 우크라이나의 가입 후보국 지위를 승인했지만, EU에 가입할 권리를 자동으로 부여받은 것은 아니다.

EU 행정부격인 집행위원회는 우크라이나가 정식 회원국이 되려면 여러 단계에 걸친 개혁을 이행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유로마이단통신은 우크라이나가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크게 7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전했다.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뒷받침할 요소들을 보강하고, 부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구체적으로는 Δ헌법재판소 개혁 Δ사법개혁의 지속 Δ새로운 국가반부패국(NABU) 이사 임명 등을 포함한 추가적인 반부패 개혁 추진 Δ자금세탁방지법 시행 Δ반올리가르히법 시행 ΔEU 시청각 미디어 지침과 일치하는 미디어법 시행 Δ현재 준비중인 소수민족 개혁의 최종 확정 등의 개혁을 이행해야 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우크라이나가 Δ일정 자격을 갖춘 법관들의 선발을 보장하기 위한 법 시행 Δ올리가르히(신흥 재벌)의 영향력 제한 Δ부패 관련 수사와 기소, 판결 기록의 개선 등에 나서도록 요구받았다고 전했다.

이행 시한은 없지만 1차 평가는 올해 말에 이뤄진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연구단체 펜타센터 책임자인 정치 평론가 볼로디미르 페센코는 "우크라이나가 연말까지 요구받은 7개 개혁안의 80~90%를 이행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긴 여정' 시작…몇 년이나 걸릴까

로이터는 우크라이나가 EU와 함께 '긴 여정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타임지는 우크라이나의 가입 절차가 길고 험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험난한 여정을 겪은 회원국은 터키가 있다. 터키는 1987년에 가입을 신청했고 1999년에야 후보 자격을 얻었다. 실제 가입을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 위해 2005년까지 기다렸다. 폴란드 또한 1994년 가입신청부터 실제 가입까지 10년이 걸렸다.

EU는 우크라이나가 가입 협상을 시작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권장 사항도 곧 발표할 예정이다. 유럽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가 이미 EU 규정과 표준의 약 70%를 채택했으나 부패 등 정치권의 뿌리깊은 문제와 경제 개혁이 꼭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특히 부패 척결과 효과적인 법치주의 확립을 위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다만 중요한 진전을 위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다름아닌 우크라이나의 (전후) 재건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개혁 본격 추진하려면 일단 전쟁이 끝나야

우크라이나가 동부에서 격렬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만큼, 현 상황에서 EU가 요구하는 개혁을 한꺼번에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브세볼로드 첸초프 EU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WP 인터뷰에서 "총격이 멈춘 후에만 해결할 수 있는 사안들이 있다"고 말했다.

WP는 이런 도전이 우크라이나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고 전했다. EU 국가들이 몰도바에도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하고 조지아가 회원국이 될 가능성을 열어 주었지만 실제로 EU의 확장 의지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유로마이단통신은 EU 회원국들이 일단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조치를 취했으니 상황을 늦추면서 결정을 천천히 진행하려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