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美의회에 90일간 유류세 면제 요청…"의회·주·산업계 역할해야"

"가정에 큰 도움될 것…모든 조치 이뤄질 경우 갤런당 1달러 절감 효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치솟는 유가를 잡기 위해 미 의회에 연방정부의 유류세 부과를 3개월간 한시적으로 유예(면제)하는 입법 조치를 요청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각 주(州)정부에 자체 유류세를 유예하거나 다른 경감책을 제공할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유가 관련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현재 미 연방정부는 휘발유 1갤런((3.78ℓ)당 18센트(약 234원), 경유 1갤런당 24센트(약 312원)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들 세금은 고속도로 신탁기금을 통해 중요한 고속도로와 대중교통 자금으로 쓰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름 휴가 시즌 기간을 포함하는 앞으로 90일간 연방 유류세 부과를 유예해 줄 것을 의회에 요구하고 있다며 앞으로 90일 동안 유류세를 유예함으로써 "우리는 기름값을 낮추고 가족들에게 약간의 안도감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고속도로 건설 등에 쓰이는 유류세 면제로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제가 제안하는 것은 고속도로 신탁기금에 영향을 주지 않고 연방 유류세를 유예하는 것"이라며 "올해 세수가 증가해 올해에만 우리의 재정적자가 1조6000억달러(약 2084조원) 이상 감소한 것을 활용해 우리는 여전히 우리의 고속도로를 정비하고 기름값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동시에 둘 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네티컷주와 뉴욕주에서 갤런당 평균 30센트인 주유류세를 면제하는 등 주정부 차원의 경감책을 소개하면서 "저는 더 많은 주와 지방정부들이 이같은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정유사들을 향해 "지금은 폭리를 취할 시간이 아니다"라며 연방 유류세 유예 효과가 소비자들에게 바로 전해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정유업계에 휘발유를 더 정제하고 가격을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충분한 석유를 생산하지 못하고 있으며, 석유 생산을 제한하고 있다'는 공화당의 주장을 거론, "솔직히 그건 말도 안 된다"며 "이달에 미국은 하루 120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했다. 그것은 제 전임자 시절 평균보다 높은 수치다. 우리는 내년에 신기록을 세우는 궤도에 있다"고 반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이 23일 정제회사들과 간담회를 갖는다고 언급하면서 "저는 그들(정제회사)이 우리와 미국 국민들 앞에 당면한 도전에 대처하는 게 타당하다면 그들의 권고에 따라 신속하고 단호하게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조치들이 함께 이뤄지면 기름값을 갤런당 1달러 이상 떨어뜨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류세 면제가) 모든 고통을 줄여주진 않지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가 급등의 원인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들었다. 그는 "자유세계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미국과 서방은 방관할 수 없었다"며 "만약 우리가 가만히 있었다면 푸틴은 멈추지 않았을 것이다. 푸틴은 계속할 것이고, 우리는 훨씬 더 급격한 가격(상승)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번 조치가 바이든 대통령의 △일일 100만 배럴 등 총 2억4000만 배럴의 전략비축유 방출 △15%의 에탄올 함유 휘발유 허용 △정유사들의 정유 능력과 생산량 증대를 위한 협력 요청 등 미국 가정의 기름값을 낮추기 위한 일련의 조치들에 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대통령은 단기적으로 에너지 생산을 늘리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우리 경제가 독재자들에 의해 생산되는 화석 연료으로부터 벗어나 청정 에너지로 전환하려는 중·장기적 노력과 결합돼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저는 의회와 주, 산업계가 그들의 역할을 하길 원한다"고 했다.   

이번 방안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가 치솟으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저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최근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사상 최초로 5달러(약 6500원)를 넘어섰다. 이로 인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과반 의석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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